冊蓮

우리는 미래에 우주에서 살 수 있을까? 그때 사는 모습은 어떤 것일까? 이 책의 저자는 우주공간 속, 삶의 모습을 지구의 생물권과 유사한 공간속에서 시뮬레이션하는 장치였던 바이오스피어2 속에 2년을 살고 나왔다. 저자의 생생한 기록은 그 프로젝트가 종결된 10년 후에 책으로 써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를 흥분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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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시 인류에게 알려진 지식을 총 동원하여, 외부와 완전 격리돼 공기 한 점 안 통하는 밀폐된 공간을 조성했다. 또한 4000여 종의 생물과 150여 종의 농작물을 하나하나 선별하여 넣음으로써 그 자체가 하나의 독립된 생태계이자 닫힌 순환계를 형성하도록 만들었다.

애리조나 투손 사막 한 가운데에서 1275헥타르 넓이의 유리 온실 속에 외부와 철저히 단절되어 스스로 가두고 자급자족하는 생활을 한 8인 중의 하나였던 저자는, 혹독한 훈련을 마치고 그토록 바라던 바이오스피어2 대원으로 합류한 후 솔직함과 순수함으로 그 생활을 그대로 기록하였다. 그들은 바깥세상과 격리된 하나의 소우주에서 숨 쉬는 공기의 미세한 함량까지 매일매일 모니터링하고 노동에서 자유롭지 못한 생활을 지속해야 했다. 부족한 식량에 굶주리기도 하고, 인간과 같은 식량을 먹어야 하는 동물과 식량을 두고 경쟁을 하기도 했다. 이렇게 기계적 결함이나 미세한 문제점까지도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생활을 2년 간 어렵게 해 나갔다.

그러나 정작 이들을 못 견디게 한 것은 고립된 세계에서 서서히 서로에 대한 신뢰를 잃으면서 생긴 반목과 갈등이었다. 과학자와 생태학자의 대결구도 속에서 여러 사건들이 터지자 불완전하게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게 된다. 이 장면에서 우리는 삶의 축소판을 생생히 보게 된다. 저자는 바이오스피어의 궁극적 실패원인이 생태계를 복제하려는 인간의 불경이 아닌, 인간 그 자체에 있음을 절절히 드러낸다. 환경·인간·과학을 공부하는 모든 이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삶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두에게 권하고 싶은 특별한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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