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인 이야기

“공연이 끝나자 모두들 노력한 만큼의 눈물을 흘렸어요” 지난 1일부터 4일 간 우리대학 대강당에서 막을 올렸던 뮤지컬 렌트를 연출한 임종찬(영어영문 05)씨의 말이다. 영문학과 설립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뮤지컬은 전농동 주민과 다문화 가정 등이 참여하는 문화교류의 장을 만들어 보고자 기획됐다.

왜 하필 렌트라는 뮤지컬을 공연하게 됐을까. 보통 뮤지컬은 주인공에게만 시선이 집중되기 쉽다. 반면 렌트는 주연과 조연이 조화를 이뤄 누가 주인공인지 쉽게 구분할 수 없다. “무대에서는 모두가 주인공”이라 말하는 임종찬 씨는 모두의 노력을 지켜 볼 수 있는 렌트가 그래서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영어연극연구회에서 연출과 배우의 역할을 다 해봤어요. 그런데 두 역할이 참 다른 것 같아요” 임종찬 씨는 배우는 자기 것에만 집중하면 되지만, 연출은 큰 그림을 봐야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연출은 영화감독과 같은 역할이라고. 그는 공연과 관련된 모든 일에 관여해야 하는 연출자로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바로 사람 간의 관계를 다루는 일이었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을 조율하고 함께 맞춰나가는 일이 너무 힘들었어요. 오히려 공연 준비는 힘들지 않았어요”

임종찬 씨는 연출은 공연이 잘 되게 도와주는 것이지, 공연을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공연이 시작되면 연출자가 공연에 끼어들 수 없고, 영화처럼 다시 촬영할 수 없기에 배우를 믿어야 한다. 그래서 임종찬 씨는 공연이 진행되는 내내 공연을 완성해가는 배우들을 믿고 뒤에서 응원할 뿐이었다.

공연이 끝나고 난 후, 객석에 앉아 텅 빈 무대를 본 소감은 어떨까. “모든 공연이 끝나고 일요일에 무대를 치우러 갔어요. 2달 동안 열심히 준비했던 공간인데 해체하는 데에는 4시간도 채 걸리지 않더군요. 깨끗해진 대강당을 보고 허전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어요. 이 텅빈 마음을 다시 채우기 위해서 또 다시 공연준비를 시작하게 되나 봐요”

뮤지컬 렌트의 주제는 ‘오늘 하루하루에 최선을 다하자’이다. 이러한 공연의 주제에 맞게 최선을 다해준 학우들에게 100점 만점을 주고 싶다는 임종찬씨. 그도 앞으로의 삶을 위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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