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회 한미학생회의 참가수기

이번 여름 필자는 미국에서 열리는 제 3회 한미학생회의(Korea America Student Conference)에 참가했다. 한미학생회의는 1934년부터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는 일미학생회의(Japan America Student Con ference)를 2008년부터 한국으로 확대시킨 프로그램으로써, 비영리기구인 ISC (International Student Conferences)가 두 프로그램의 운영을 맡고 있다. 이 일미학생회의는 2차 대전 시기를 제외하고 지속적으로 진행돼, 현재는 63회째를 맞고 있으며, 기이치 미야자 전 일본수상과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 등 일본과 미국의 정, 재계 및 학계에 탄탄한 동문들을 자랑하고 있다.

이번에 참가한 제3회 한미학생회의는 한미 양국에서 선발된 대학생 50명의 참여로 미국의 아메리카대학교(American University), 펜실베니아대학교(University of Pennsyl vania), 미시간주립대학교(University of Michigan Ann Arbor), 스텐포드대학교(Stanford University)등 총 4개 대학에서 한 달간 진행됐다. 한국외대, 이화여대 등 국내 주요 13개 대학의 참가자들로 구성된 한국 대표팀은 총 25명으로, 행사를 주도하는 5명의 집행위원과 올해 새로 선발된 20명의 대학생 및 대학원생으로 구성됐다.

“한미관계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 한미관계의 미래를 위하여, 과거를 되새기며 현재에 노력한다.”는 테마를 가지고 진행된 제3회 한미학생회의는 크게 양국 간의 교육시스템(교육), 한미 군사동맹(안보), 녹색운동(환경), 언론과 문화(미디어) 그리고 국가정체성 변화에 대한 연구라는 5개의 대주제를 가지고 진행됐다. 그리고 한미 양국 간 서로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미래 발전상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양국 대학생들이 심층적인 토론을 펼치고 관련 분야의 저명인사를 초청해 강연회를 개최했다.

참가자들은 회의 참여 전에 다섯 개의 원탁회의(Round Table Discussion) 주제 중 하나를 선택한다. 합격통보를 받은 모든 참가자들은 본인이 속하게 된 원탁회의의 주제와 관련한 연구보고서를 논문형식을 갖춰 작성해야 했다. 양국의 참가자들은 지역적 거리가 있지만 이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온라인 컨퍼런스 콜을 활용해 토의를 진행하고 앞으로의 진행방향 등에 대해 논의해 한 달간의 컨퍼런스를 준비하게 된다. 그리고 출국 3일 전에는 서울과 워싱턴에서 각각 본격적인 참가를 위한 오리엔테이션이 진행됐다. 여기에서는 자신과 상대방의 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활동 및 강연들이 구성되고, 본격적인 프로그램 진행에 있어 지켜야 할 사항들을 안내 받는다.

한국의 대학생 대표단 25명과 미국 대학생 대표단 25명은 한 달에 걸쳐 함께 각 학교에서 생활하면서 원탁회의를 진행해 나갔고, 관련 분야의 인사들과 교수님들로 구성된 패널들의 강연을 듣고 배우는 것이 주요 활동이 됐다. 따라서 자신이 속해있는 원탁회의에서 지속적으로 발표와 토론기회를 가지게 된다. 한미학생회의 활동의 가장 중요한 축이라고 할 수 있는 최종 포럼은 스탠포드 대학에서 열렸다. 이 포럼에서는 그 동안 논의해 왔던 연구 주제의 최종 결과물을 발표해 해당 대학의 교수님들 및 ISC이사진의 평가를 받게 된다. 필자는 대학생의 입장에서 다인종, 다문화 사회인 미국 교육제도의 경험과 사례를 통해, 갈수록 큰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한국의 다문화가정(이민자 가정, 국제결혼 가정, 탈북자 가정) 자녀들의 교육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했다.

그 외에 정부기관 및 기업 등을 방문하고, 학생들의 관심분야에서 활동하는 인사들을 비즈니스 리셉션에서 만나 자신과 한국을 알릴 수 있는 기회도 있다. 이 활동에서는 질의응답 및 네트워킹을 통해 향후 진로나 관심사에 대한 궁금증들을 해결할 수 있다. UN 본부, The World Bank, Yahoo Inc., 미 상공회의소, 주미한국대사관, 주한미국대사관, 주한미군기지, 미 국무부, 서재필 재단, 미 의회 도서관, 인디언 보호구역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관심 분야에 대한 지식과 흥미를 네트워크를 통해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 일정에서는 다음 연도의 한미학생회의를 이끌어갈 학생집행위원을 양국에서 각 5명씩 선거과정을 통해 선발했다. 선발된 학생들은 다음 연도의 원탁회의 주제 및 일정을 기획한다. 그 외에 한미학생회의 연간 보고서를 작성할 편집장을 뽑고, 한미학생회의 동문 네트워크 관리조직인 KASCAN의 공석에 대해 지원자를 모집하게 된다.

여러 차례의 원탁회의 토론 및 강연 활동을 통해 필자는 한미관계, 더 나아가 국제적인 이슈들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평소에 많이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던 문제들에 대해 보다 깊은 이해를 얻을 수 있었다. 또한 학생들 각자가 정한 주제 내에서 한미협력 관계 발전 방안 및 각 사회의 문제들에 대한 대안을 함께 모색해 나가는 과정은 실제 양국이 각국에 실재하고 있는 문제를 어떻게 협력해 나갈 수 있는가에 대한 청사진을 보여줬다. 또한 이 행사가 평생 지속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만난 양국 학생들과 한 달간 함께 공부하고 여행하며 더욱 성장한 나를 느낄 수 있었다. 그 친구들과 끈끈한 우정을 맺을 수 있었다. 이러한 모든 과정들을 학생들 스스로가 기획, 추진하면서 리더십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었고, 더 나아가 국제적인 활동을 하는 데 있어 발판을 쌓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도와주신 학교 및 교수님들에게 감사드리며, 2011년 한국에서 열리는 제 4회 한미학생회의에 대한 시대인들의 많은 관심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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