冊緣

레치얌! 이는 히브리말로 ‘삶을 위하여’ 라는 뜻이라고 한다. 우리의 삶은 기쁨과 행복이 넘치는 복된 삶이 있는가 하면, 슬픔과 절망에 빠진 힘들고 어려운 삶도 있는데, 어떠한 삶이라도 거룩하고 축복받아 마땅하다는 삶의 소중함과 경이로움을 일깨워주는 말이다.

저자인 레이첼 나오미 레멘 박사는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의과대학의 임상 교수이자 의사로서, 37년간 환자를 진료하고 상담해 오면서 보고 듣고 깨달아 알게 된 삶과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이 책에서 담담하게 전하고 있다.

이성과 객관적인 전문지식만을 의지해 과학의 눈으로 환자를 대해야한다고 믿어왔던 저자는, 어느 순간 환자를 치료하는 데에는 기술만이 전부가 아님을 깨달았다. 마음의 눈으로 바라보고, 진심으로 관심을 가지고 그들의 사연을 귀 기울여 들어줄 때 병든 육체와 영혼이 더 잘 치유된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고,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단순하지만 깊이 있는 삶의 지혜와 통찰력을 보여준다.

어린 시절 외할아버지가 들려주던 여러 가지 이야기들은 저자의 삶의 고비마다 떠올라 고통이나 상실 안에 어떤 뜻이 담겨있는지, 인생의 참다운 의미가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삶을 풍요롭게 누리고, 깊이 있게 바라보게 되는지를 서서히 깨닫게 해준다. 이처럼, 상실의 아픔과 절망을 경험한 사람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서도 우리 역시 각자의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다.

오늘날,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격한 경쟁구도에 내몰리고,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우울한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저자는 우리 자신과 병든 이 세상을 치유하는 힘이 바로 우리 안에 내재한 선한 본성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선한 마음으로 베풀고 섬기는 삶이야말로 바로 우리의 삶을 축복하는 것이며, 이는 저마다가 원하는 자유롭고 행복한 인생의 길로 나아갈 통로가 된다는 것이다. 우리 모두의 삶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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