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이요? 안중근 의사가 다친 사람 치료한 날 아닌가요” 한 신문사가 지난 3월 1일 자에 보도한 기사 제목이다. 온라인에서 3.1운동이 어떤 날이냐는 질문에 한 초등학생이 웃지 못할 답변을 남긴 것이다. 세계화 시대를 맞아 자국의 역사 교육이 강화되는 분위기에서, 우리나라는 국사과목을 2004년 수능 필수과목에서 제외한데 이어, 2009년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필수과목에서도 제외했다. 중고등학교의 한국사 교육에 대한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사 교육에 대한 대학의 역할을 진단해 본다. - 편집자 주

응답학생 40.94% 한국사에 관심 없어

우리대학 학생 149명을 대상으로 한국사 교육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설문에 응답한 학생들 중 40.94%가 한국사에 관심이 없다고 응답했다. 이번 학기에 우리대학에서 한국사 관련 교과목인 ‘사회변동과 역사의식’과 ‘한국문화의 사적이해’ 수업을 맡고 있는 김윤주 씨는 “요새 중고등학교 교육에서 한국사에 대한 관심도가 낮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학에서도 수업을 신청한 학생들 중 한국사에 매우 관심을 갖고 있는 학생도 있는 반면, 학점 때문에 수업을 듣는 학생도 있다”고 말했다. 김윤주 씨는 “사실상 현재 우리나라가 한국사 교육을 도외시한다고 생각한다”며 “대학만이라도 한국사 관련 일부 과목을 교양 필수로 제정하여, 학생들의 한국 역사와 문화에 대한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과생들에게 너무 먼 국사교양

“이과 학생이 국사 교양과목을 듣는 것은 너무 고된 선택인 것 같아요” 고등학교 때 이과를 선택했던 김시연(조경 07)씨의 말이다. 이어 “사실 지난 학기에 국사 관련 교양을 듣고 싶었는데, 고등학교 때 국사공부를 한 사람들이 많을까봐 미처 신청을 못 했어요”라며 솔직한 심정을 말한다. 김시연 씨는 “불특정 이과생들이 듣는 국사 과목이 있었다면 분명 수강신청을 했을 거에요”라며 “우리나라의 존재 가치를 알 수 있는 국사야말로 교양필수라는 이름이 가장 어울리는 과목이 아니냐”고 반문한다.

김시연 씨도 물론 고등학교 1학년 때 공통과목으로 국사를 배웠다. 하지만 이과를 선택한 관계로 대학입시에 포함되지 않은 국사는 자연스레 2순위로 밀려났다. 김시연 씨는 “스스로 공부하면 좋았겠지만, 대학진학이 최우선인 관계로 시간을 따로 내어 공부하는 것이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한국사 교양과목 필수화, 한국사 교육 강화 방안될까

사회 전반적으로 한국사 교육 문제가 부각됨에 따라, 대학에서 한국사 교육을 어떻게 강화할 것이냐는 물음도 제기되고 있다. 방법상의 차이에도 대학에서 한국사 교육이 필요하다는 점에선 의견이 모아진다. 실제로 우리대학 학생 150명을 대상으로 한국사 교육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87.92%가 대학에서 한국사 교육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한국사 교육 강화 방안으로 제기되는 한국사 관련 교양과목을 필수화하는 것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설문에 응답한 학생들 중 55.03%가 한국사 관련 교양과목의 필수화에 찬성했다. 한편, 20.81%는 반대했고, 24.16%의 학생들은 ‘잘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찬성한 학생 중 50%는 그 이유에 대해 ‘우리나라의 정체성을 인식하기 위해 한국사 교육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28.05%는 ‘한국사에 대한 대학생들의 관심이 저조하기 때문이다’라고 답변했다. 반면, 반대한 응답자의 42.86%가 ‘학생들이 더욱 흥미를 잃을 것 같다’라고 응답했다. 또한 ‘한국사에 흥미가 없다’와 ‘중등교육기관의 교육으로도 충분하다’는 응답이 모두 14.92%로 나타났다.

한국사 교양 선택과목 강화, 대안될까

한국사 관련 교양과목의 필수화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한국사 관련 교양과목 강화가 또 다른 대안으로 제시된다. 한국사 관련 교양과목의 강화란, 이에 대한 양적·질적 개선을 말한다. 실제로 학생들은 한국사 교육에 관해 ‘사실의 암기보다는 답사 등 역사를 체험하고 생각할 수 있는 교육이 실시돼야 한다’, ‘정체성 확립이 필요하다’, ‘재밌는 수업이 필요하다’, ‘학생 수준에 맞춘 단계별 교육이 필요하다’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국사학과 이익주 교수는 “교양교과목에서 흥미를 끌 만한 것을 가르치는 것은 수업을 진행하는 사람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대학에서 한국사 관련 교양교과가 다양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대학은 현재 한국사 관련 교양과목으로 6개 교양 선택과목이 개설돼 있다. △사회변동과 역사의식, △서울의 역사와 문화, △쟁점 한국현대사, △한국 고고학의 이해, △한국문화의 사적이해, △ 한국인의 역사인식으로, 이번 학기 총 489명이 수강 중(3월 25일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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