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이야기 하나. 물이 반 정도 차 있는 컵을 바라보는 시선에 관한 이야기가 그것이다. ‘물이 반이나 남았네’와 ‘물이 반밖에 없네’라는 두 가지 시선을 통해 긍정적인 마음의 중요성이 드러난다. 긍정의 힘은 막강하다. 자신이 꿈꾸는 일을 이루게 해주고 활기차고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으로 만들어준다.

긍정의 힘이 갖는 효과가 이렇게 크지만 세상에는 분명 물이 반밖에 남지 않았다며 투덜대는 사람도 존재한다. 긍정적인 사람들은 이러한 부정적인 시선을 가진 사람들을 쉽게 비난하곤 한다. 될 일도 안 되게 한다는 것이 비난의 이유다. 긍정적인 사람들이 보기에 부정적인 사람들은 불친절한 훼방꾼으로 보일 뿐이다.

과연 긍정적인 마음으로 무장한 낙관론자들의 생각이 전적으로 옳을까? 수잔 세거스트롬이 쓴 <행동하는 낙관주의자>와 마티아스 뇔케가 지은 <행복한 비관론자>를 통해 긍정과 부정, 낙관론자와 비관론자에 대해 알아보자.

낙관주의는 ‘행복을 주는 파랑새’

‘그렇게 행복해지려고 애쓰지 말라’ 행복해지려 노력하지 말라니 이게 무슨 말일까. <행동하는 낙관주의자>의 저자 세거스트롬은 행복한 사람은 이미 행복하기 때문에 행복해지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행복해지려는 목표를 세우고 노력하는 것은 이미 자신이 행복하지 않다는 의미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을까. 저자가 말해주는 행복해지는 방법은 낙관론자가 되는 것이다. 물론 낙관론자가 모두 행복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낙관론자가 비관론자보다 상대적으로 행복하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낙관론자가 현재의 상황이나 미래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덜 받게 되고, 그 점이 낙관론자를 행복하게 해준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목표에 접근하는 방식에서 낙관론자가 행복한 비결을 찾아낸다. 낙관론자는 목표를 세우고, 자신이 그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자신이 설정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다. 바로 이렇게 노력하는 행동이 행복한 삶을 만드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막연하게 긍정적인 생각을 한다고 해서 행복한 낙관론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 긍정적인 믿음을 바탕으로 꾸준히 행동을 하는 것이 행복을 얻는 길이라는 것이다. 사람은 자신의 현재 상태와 자신이 바라는 목표 사이의 간격을 줄이며 기쁨을 얻는다. 비관론자는 이 간격을 줄이는 작업을 쉽게 포기하고 낙관론자는 끈질기게 노력하는 것, 이것이 비관론자에 비해 낙관론자가 행복한 이유가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저자는 타고나지 않더라도 낙관론자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낙관주의의 힘은 행동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행동을 통해 낙관주의가 주는 행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비관론자도 행복할 수 있다?

긍정의 힘을 전파하는 사람들과 책이 넘쳐나는 요즘이다. 긍정과 낙관주의는 거절하지 못할 제안으로 다가온다. 누구나 긍정적으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모두가 낙관주의자로 살 수 있는 건 아니다. <행복한 비관론자>를 쓴 마티아스 뇔케는 삶은 기대만큼 낙관적이지 않다며 비관적인 태도를 통해 행복한 삶을 사는 법을 소개한다.

시시때때로 발생하는 천재지변이나 종잡을 수 없이 요동치는 세계 경제, 갑자기 찾아오는 암…. 저자는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일들로 말미암아 세상을 비관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사람은 무조건 잘 될 것이라는 믿음 속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좋지 않은 일들을 무시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그런 사람은 눈앞의 현실을 무시하고 모든 것이 망가져 가는 것을 그저 바라만 볼 뿐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비관론자가 행복해지는 방법은 뭘까. 그 방법은 바로 ‘친절한 비관론자’가 되는 것이다. 친절한 비관론자는 하는 일마다 방해하고 그것을 실패하게 만드는 사람이 아니다. 비관적인 시선을 통해 일이 잘 진행될 수 있는지 살피고, 실패하게 될 경우를 대비해 대책을 세우는 사람이다. 친절한 비관론자는 좀 더 현실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세상이 발전하도록 돕는다. 심리학자인 조 포가스 교수팀의 연구는 이를 뒷받침한다. 연구결과는 사람들이 부정적인 기분일 때 생각을 더 잘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부정적인 기분이 들 때면 자신의 주변에 더 주의를 기울이게 되고 더 신중하고 세심하게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낙관과 비관, 극단적인 두 관점 사이에서

행동하는 낙관주의자와 친절한 비관론자. 이 둘의 공통점은 긍정적인, 혹은 부정적인 믿음만이 아닌 다른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긍정적인 생각을 갖는데서 그치지 않고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낙관론자. 그리고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것만이 아닌 현실적인 대책을 세우는 비관론자. 이 둘은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행동으로 움직인다.

‘당신은 낙관론자인가요? 비관론자인가요?’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쉽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 이유는 우리가 낙관과 비관 사이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현재 어느 위치에 있더라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행복에 이르는 방법은 동일하다. 맹목적인 믿음만이 아닌 행동을 통해 방향은 다르더라도 행복이라는 도착점에 온전히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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