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열린 선거에 앞서 지난달 31일 교수협의회 주최로 ‘제1회 총장 후보대상자 초청 토론회’가 개최됐다. 세 명의 후보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초대 교수협의회장을 지낸 이규목 명예교수의 사회로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는 입후보자 인사 겸 출마의 변, 공통질문, 입후보자 간 상호 질문, 청중질문, 폐회 순으로 진행됐다. 공통질문 사항에는 우리대학의 발전방안, 교수처우 개선방안, 교육·연구 환경개선정책, 학내 의사소통방안, 교원인사정책, 학교대외정책, 교수협의회의 학칙기구화 등이 있어, 이에 대한 후보들의 의견을 들어볼 수 있었다.

이미 총장후보자 선거가 끝났지만 학생들을 포함한 많은 학내 구성원들이 후보의 생각을 듣지 못했다. 이에 서울시립대 신문은 토론회에서 다뤄졌던 몇 가지 사안을 독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요약·정리했다.



서울시립대학교의 발전 방안
법인화에 대한 입장, 의과대학설립, 제2캠퍼스 건립

이상범 후보 : 법인화에 대해 반대한다. 법인화는 자칫하면 자율성은 제고되지 않으면서 재정지원만 줄어드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 지금은 의무가 아닌 원하는 대학만 하는 개별법인화로, 반드시 학내 구성원의 합의가 전제돼야 가능하다. 법인화대책위원회는 만약을 위해서 차분히 법인화에 대한 대책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서 만든 것이다. 법인화에 대한 대처는 대학 구성원들이 함께 고민해 지혜를 모아서 해결하겠다.
의과대학설립에 대해서는 노인 퇴행성 질환, 장애인, 신종플루 등 공공성이 강하고 특화된 의과대학을 주장한다. 또한 서울시 공공의료를 체계화시켜 우리대학의 의과대학으로 만드는 보고서를 서울시에서 발표한 바 있다. 2009년부터 서울시, 서울의료원과 본격적으로 논의를 시작했으며, 선거 이후에 더 진행할 예정이다.
마곡에 있는 3만평 땅에 이공대 캠퍼스를 만들고자 한다. 제2캠퍼스는 학내에서 건의사항으로 나오는 것으로, 구성원들의 의견수렴을 하겠다.

김학동 후보 : 법인화는 우리대학 규모에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교수뿐만 아니라 대학 자체가 어려움을 겪는다. 정치의 흐름을 눈여겨봐야겠지만, 다른 국립대학과 연계해 법인화를 막기 위해 노력하겠다. 만약 당선 이후 법인화가 되면 총장직을 사퇴하겠다.
특화된 의과대학을 설립하고자 한다. 우리대학은 사회복지학과와 생활체육정보학과가 있다. 이런 학과가 힘을 발휘한다면 우리들의 힘으로 할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의대 설립을 대비해서 부지 확보가 필요하다. 세종시로 이전할 기관이 많아서 그 땅을 마련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제2캠퍼스의 건립 이전에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 서울시에는 여러 교육기관, 연구기관, 시험소 등이 있다. 이들과 연대를 강화해서 그 부지를 우리의 활동장소로 사용하기를 원한다. 서울시와 함께하는 것은 목적에 반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건 후보 : 법인화는 반대한다. 법인화는 공공의 영역, 공공성 때문이라도 이뤄져선 안된다. 당선 이후에 우리대학이 법인화되면 총장직을 사퇴하겠다.
공약으로 내건 도시형 의과대는 예방의 문제를 중요시하는 방향의 의과대학이다. 서울에 사람들이 많이 밀집해 있기 때문에 이런 성향의 의과대학이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공공성을 높여 소외계층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병원을 설립하겠다.
제2캠퍼스에는 생명과학과, 사회복지학과 등 의료 관련분야를 집결시킬 계획이다. 공간이 부족한 문제에 관해서는 서울시에서 남는 여분의 부지를 받고자 한다.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서울시에서 여분이 있는 문정지구, 마곡지구도 예전부터 설립 논의가 있었다. 단순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지만 총장이 되면 할 수 있는 인력, 인맥을 동원하겠다. 많은 분들이 원하는 제2캠퍼스를 만들 수 있도록 힘쓰겠다.



▲ 왼쪽부터 차례대로 이규목 명예교수(사회자), 김학동 후보, 이건 후보, 이상범 후보

학내 의사소통 방안
학내 구성원 간, 특히 교수들과 대학 본부간의 의사소통 문제

이상범 후보 : 지난 8년간 소통이 부족했다는 비판은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앞으로는 소통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 교수협의회를 교수들의 의견을 공식적으로 수렴하는 기구로 확립하고 함께하는 대학 행정을 추구하겠다. 또한 단과대학의 자율성을 늘리겠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교수와 총장이 대화하는 자리를 정기적으로 갖고 주요 학사 이슈에 대한 교수 포럼을 개최하겠다.

김학동 후보 : 소통과 협력을 공약으로 내세웠는데 이것은 평소 개인적 철학이다. 기본적으로 교무위원회를 개편하고자 한다. 이 기구는 우리대학의 가장 중요한 문제를 의논하는 기구이다. 그런데 현재 이 기구의 과반수가 총장 및 대학본부 보직자로 구성돼 있어 각 단과대학 교수님의 의견이 전달·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최소한 단과대학장이 2/3가 되도록 개편하겠다. 이렇게 한다면 단과대학의 독립성이 강화되고 책임도 무거워질 것이다. 또한 학부·과, 단과대 단위로 적어도 일 년에 한 번씩 간담회를 열어 마음속에 있는 말을 나누도록 하겠다.

이건 후보 : 우리대학에 소통을 위한 제도는 있지만 잘 활용되지 않고 있다. 현재 있는 제도들을 잘 활용하도록 노력하겠다. 또한 총장의 호불호가 분명한 분리정책으로 인해 교내의에서 패가 갈리는 등 갈등이 존재했다. 총장선거에 출마하면서 이런 갈등이 교수사회에서, 각 과와 단과대 안에서 존재하는 것을 알았다. 이런 소통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서로가 이야기를 나누는 방향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그 길에 앞장서겠다.


학교 대외 정책
외부기관과의 협력활동 강화 방안, 발전기금 확충조성 방안

이건 후보 : 발로 뛰어다니겠다. 서울시가 대주주인 기업들과의 유대관계를 찾고, 대외기관장들과 많이 만나겠다. 또한 인적네트워크를 통해 협력활동을 만들어 보겠다.
발전기금 확충을 위해 현재 진행 중인 수익사업을 지속하겠다. 또한 개인적인 학연을 통한 인적네트워크를 이용해 우리대학과 기업이 상호 기여할 수 있는 점을 찾아보려 한다. 외부의 지원을 우리대학의 발전기금으로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상범 후보 : 총장 취임 때 서울시 지원금이 477억이었는데 현재 880억이다. 서울시 예산증가 이상으로 우리대학에 대한 지원을 많이 늘렸다. 또한 대내활동에 치우쳤다는 이야기가 있다. 대내와 대외를 둘 다 신경 쓰기에 너무 힘들었다. 이제 대내는 부총장을 두고 대외 업무에 집중하겠다.
우리대학에서 처음으로 발전기금 캠페인을 했다. 물론 흡족하지는 않지만 200억 정도 모금했다. 앞으로는 외부 전문 모금기관과 연계해서 대내적으로 발전기금 캠페인을 하겠다. 또한 기업과 관계한 외부 장학금을 만들겠다. 외부에서 발전기금을 많이 가져올 것이다.

김학동 후보 : 서울시의 다른 기관과 연계를 강화하려 한다. 우리대학은 서울시와 같은 성격의 기관이 많아 경제성이 있다. 또한 같은 성격의 기관이기 때문에 쉽게 영입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기관과의 연계 강화를 통해 우리대학의 활동범위를 높일 것이다.
발전기금의 목표를 정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최대한 노력하겠다. 인맥을 통해서, 또는 새로운 접근 방법을 통해서 발전기금을 모으겠다. 또한 지금까지 동문들에게 모금을 했었지만 이유가 불분명해 지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동문회관을 짓는데 필요한 기금을 모금하는 방식 등, 목표를 명확하게 해 문제를 해결하겠다.




교육 연구 환경 개선 정책
공학인증 등 각종 인증제도에 대한 견해

이건 후보 : 사실 공학인증은 우리나라에서 필요 없는 제도이다. 하지만 우리대학이 세계적 수준으로 가려면 필요하다. 현재 공학인증으로부터 시작된 인증제도는 대체로 형식요건에 치우쳐 있어 교수들을 힘들게 한다. 공학인증이나 어떤 인증도 교수들이 원하지 않는다면 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교육인증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찾아내고 개발하는 작업이 동시에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우리가 그 시스템을 인증센터에 역수출해 우리가 인증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

이상범 후보 :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제일 중요한 것은 교수증원이다. 임기동안 교수확보율을 90%로 올리겠다. 또한 교수들에게 TA를 한명씩 배정하겠다. 또한 교육역량 강화사업을 통해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지원하겠다.
공학인증은 부담이 크고, 요건이 높다는 말이 있다. 공학인증 관계자에게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고 개선을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다른 대학들이 공학인증을 거부한다면 우리도 공학인증을 거부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연구환경 개선을 위해 연구비 증액, 연구공간 확보, 대학원생 보조인력, 학·석사 연계과정을 도입했다. 특히 이공계에 대해서는 학·석사 연계 과정을 도입하고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는 방식을 사용하겠다. 연구인건비 증액, 연구 공간 확보, 연구 실험장비 확충 등을 위해 노력하겠다.

김학동 후보 : 인증은 외부, 내부 인증으로 나눠진다. 원칙적으로 외부 인증은 이미 시작한 것이니 계속 실시해야 한다. 하지만 공학인증의 경우에는 플러스 영향보다는 마이너스 영향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인증제도는 학생들을 위해서 마련된 것이다. 하지만 이 제도가 오히려 학생들이 대학생활 동안 다양한 경험을 하는데 방해하는 역할을 한다. 인증제도가 이렇게 역기능을 한다는 의견이라면 각 과의 의견을 존중해서 반대하는 학과는 수용할 것이다.
내부인증은 스스로 한다고 한 것이기 때문에 계속 할 것이다. 다행히 인증에 대한 구체적 절차내용을 우리가 스스로 만들어 갈 것이기 때문에 부정적 요소는 줄여가면서 가장 모범적인 인증제도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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