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보는사회_ 트루먼 쇼

대중의 알권리를 위해 언론이 연예인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것이 정당한 것일까? 언론의 주된 기능인 ‘정보 전달 기능’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항상 부딪히는 문제가 바로 위와 같은 것이다. 통신망이 발달하고, 정보에 대한 접근이 더욱 용이해지자 현대 사회에서는 언론보도 등과 관련해 사생활 침해 피해를 호소하는 연예인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영화 ‘트루먼 쇼’는 30년간 드라마처럼 조작된 환경 속에서 살아온 ‘트루먼’의 이야기이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 트루먼은 실제 환경과 비슷한 세트장에서 ‘가상의 삶’을 살게 된다. 그의 인생은 출생부터 이후 펼쳐진 삶의 모든 국면들이 방송국 카메라에 노출된다. 방송사는 엄청난 광고 수입과 시청률을 바탕으로 30년간 트루먼의 사생활을 침해하고 또 그의 자유를 박탈했다. 하지만 트루먼은 끝없는 모험심과 호기심으로 결국 ‘진실’을 알아차리게 된다. 그리고 과거에 콜럼버스가 미지의 땅을 향해 항해했던 것처럼 그도 ‘산타마리아 호’를 타고 항해한 끝에 결국 자유를 되찾는다.

연예인은 화려한 생활을 누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언론과 대중에 의한 사생활 침해로 많은 고통을 겪고 있다. 물론 연예인이 대중의 관심을 받는 직업이기에 사생활 침해는 그들이 어느 정도 감당해야 하는 대가라는 시각도 없지 않다. 하지만 최근 언론사들이 지나친 특종 경쟁으로 연애문제나 재산문제에 관해 확인되지 않은 추측성 기사까지 내보내는 등 연예인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언론과 맞서봤자 좋을 게 없다는 식으로 고스란히 피해를 입은 채 넘어가는 일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볼 때, 언론에 의한 연예인들의 사생활 침해 문제가 그냥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으로 넘어갈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언론 활동에서 연예인의 사생활과 공공의 알 권리 간의 균형 잡기는 여전히 어려운 숙제이다. 하지만 연예인도 엄연히 하나의 개인이고 그의 사생활도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그러므로 언론은 지나친 특종 경쟁을 자제하고 연예인의 사생활 문제에 있어 신중한 보도를 우선으로 해야 한다. 그리고 사생활 침해로 피해 받은 연예인은 제2의 피해자를 막기 위해서라도 자신들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주장해야 할 것이다. 트루먼이 목숨 걸고 자신의 자유를 지켜냈던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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