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굴려 돈을 버는 시대다.

성실하게 벌어 착실히 모으는 7080식의 재테크를 이제는 아무도 권하지 않는다. 거액의 자금을 운용하는 것이라는 재테크에 대한 고정관념이 무너졌다. 이제 대학생들도 아르바이트로 벌거나 용돈을 절약해 모은 여유 자금으로 재테크 기회를 찾고 있다.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대학생들에게 적합한 자산 포트폴리오 구성과 실제 자금 운용 방법 등을 알아본다.

대학생 자산 포트폴리오, 보다 공격적이어야

부(富)라는 좋은 집을 지으려면 설계부터 잘 돼 있어야 한다. 그 설계도가 바로 자산 포트폴리오다. 어떤 금융상품에 얼마나 투자할 것인가 하는 기본적인 재무 설계도다.

자산 포트폴리오는 개인마다 달라질 수밖에 없다. 특히 목표수익률에 따라 자산 포트폴리오는 다르게 구성된다. 가장 안정적인 은행 예금은 1년 수익률이 4%대다. 가장 공격적인 형태인 직접 주식 투자의 목표 수익률은 15% 정도이다. 오인석 국민은행 WM(Wealth Management)부 팀장은 “적극 투자형, 안전 추구형 등 고객의 투자 성향을 파악하고 목표 수익률을 정해 안전 자산과 투자 자산의 비중을 정한다”라며 “통상 목표수익률은 보수적인 성향의 고객이 6~7%, 공격적인 고객은 9% 수준이고 증권사 PB는 좀 더 높은 목표 수익률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학생의 자산 포트폴리오가 투자 상품 중심이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100-나이’의 법칙이 있다. 앞으로 계속 일할 때에는 손실을 충분히 만회할 기회가 많기 때문에 보다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나이를 먹어가면서 점점 안전한 자산의 비중을 늘려가라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20대는 자산의 80%를 고수익 고위험 상품에 투자하는 게 적정하다.

목표 수익률이 6%냐 9%냐 하는 게 별 차이가 없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복리 효과 때문에 상당한 차이가 발생한다. 72를 연 수익률로 나누면 원금이 두 배가 되는 기간을 알려준다는 72의 법칙이 있다. 이에 따르면 연 수익률 6% 상품에 투자하면 원금을 두 배로 불리는 데 12년이 걸리지만 9% 상품은 그 기간을 4년이나 단축시켜주는 것이다.

대학생을 위한 실전 재테크 상품

은행의 예금 상품은 재테크 수단으로 인식되지 않는다. 특히 입출금이 자유롭지만 금리가 0.1~0.5%에 불과한 보통예금은 더욱 그렇다. 하지만 조금만 둘러보면 금리가 3~4%로 예·적금 못지않은 보통예금 상품이 꽤 있다. 이런 고금리 보통예금 상품은 보통 분기별로 이자를 지급한다. 또한 평균 잔액에 이자를 주기 때문에 하루만 돈을 맡겨놔도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장기주택마련저축 통장을 마련하는 것은 이미 재테크의 한 수단으로 알려져 왔다. 은행에서는 유일한 비과세 상품이고 복리상품이기 때문이다. 7년 이상이 되어야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20대에 가입해 두는 것이 결혼자금 마련, 내 집 마련 자금으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투자 상품으로는 펀드가 제격이다. 주식 직접 투자는 주로 우량주를 많이 권하는데 여러 종목의 우량주를 담아 주식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정도의 자산 규모를 대학생이 갖추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펀드는 투자성향에 따라 주식 편입 비중과 채권 비중을 조절한다. 하지만 올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예상되고 주식은 대세 상승장이 계속될 것으로 보기 때문에 주식 비중이 높은 주식형 펀드의 투자 성과가 더 좋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인식이다. 보통의 펀드가 50여 개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반면 상승 가능성이 높은 10여 개 종목에 투자하는 ‘집중투자형 펀드’도 최근에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증권사 홈 트레이딩 시스템(HTS)를 통해 쉽게 사고 팔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수익률 상위의 펀드들을 보면 ETF가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대안 투자 상품으로는 원자재 펀드가 가장 눈에 띈다. 올 한해 물가 상승세가 계속 된다고 하면 금이나 구리 등 귀금속, 광물, 농산물 등에 투자하는 상품의 수익률이 괜찮을 것이란 전망이다.

신한은행 한상언 PB사업부 팀장은 “원자재 펀드의 경우 가격 변동성이 크다는 게 문제였는데 지금은 전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화두가 되고 있어 원자재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계속 될 것으로 본다”며 “개별 상품에 직접 투자하는 것 말고도 대표적인 원자재 상품인 금에 투자하거나 원자재를 모두 담는 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보장성 보험에 가입하는 것도 중요한 재테크의 한 방법이다. 보험은 다른 재테크 방법과는 달리 이율을 얻기 위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갑작스런 사고에 대한 큰 경제적 부담을 줄여준다는 점에서 재테크로서의 그 위치를 굳건히 하고 있다. 보험비의 주요 책정 기준은 나이이기 때문에 20대에 가입하면 보험비가 저렴하다. 보험은 월소득의 10%가 적당하며 필요도는 의료실비, 정기보험이나 종신보험, 연금상품 순이다.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