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만큼 사람들을 울고 웃게 만드는 것이 있을까? “한 번도 연애경험이 없어요”라는 하소연에서부터 “한 달 교제 징크스가 있어요”, “사랑하면 모든 것을 함께해야 할까요?”에 이르는 질문까지 저마다 사랑에 관한 고민은 끝이 없다.

<유희열의 라디오천국>에 출연중이고 한겨레신문 <임경선의 이기적인 상담실>, 메트로신문 <캣우먼!> 등 6곳에 칼럼을 연재하는 ‘캣우먼’ 임경선 씨의 답변은 정곡을 찌른다. 그녀는 연애상대로는 센스 없고 별로지만 결혼상대로는 괜찮을 것 같다고 말하는 여자에게 “연애가 별로면 결혼도 별로야. 앞으로 50년 그 센스 없음에 진저리 쳐야 할텐데” 라고 일침을 가한다. 연애는 삶 최고의 쾌락이라고 생각하는 그녀. 그녀의 거침없고 유쾌한 연애 칼럼 이야기를 들어보자.


연애 칼럼니스트란?

연애 칼럼니스트는 어떤 일을 할까? “칼럼니스트는 자신의 이름을 걸고 자신의 주장이 들어간 성격의 글을 한 매체에 고정적으로 연재하는 사람을 말해요. 또한 특정 테마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제 경우에는 주로 연애를 다루죠” 칼럼을 쓰는 과정에 대해 묻자 “그냥 써요. 아침에 막 일어났을 때 가장 생각이 잘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깨면 일어나지 않고 누워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메모도 끄적거려요. 주제가 안 떠오를 땐 이런저런 책들을 보며 생각을 정리해요”라고 답했다. 그녀는 독서 역시 일의 일부분이라며 다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인지 연애상담서, 무라카미 하루키에 대한 전기, 직장여성을 위한 지침서 등 5권의 책을 냈다. 또 연애 이외에도 포괄적인 인간관계, 여러 가지 사안을 대하는 태도에 관한 글을 쓰기도 한다.

임경선 씨는 칼럼니스트의 장점으로 무엇보다도 어디엔가 매여 있지 않은 것, 모든 일이 나에게서 시작해서 나에게서 끝난다는 것과 육아와 병행할 수 있다는 점,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점 등을 꼽았다. 또한 그녀는 자신의 한마디 이야기 때문에 ‘결혼에 성공했다’는 메일이나 청첩장을 받으면 신기하다고 했다. 하지만 결혼 후 트러블에 대한 AS는 없다고.

회사원에서 칼럼니스트가 되기까지

하지만 임경선 씨가 처음부터 칼럼니스트였던 것은 아니다. 12년간 마케팅 회사를 다니던, 그저 평범해 보이는 회사원이었다. 하지만 연재칼럼이 쓰고 싶어 회사를 다니면서도 관련 글들을 썼다고 한다. 자기 이름 석 자가 인쇄되어 있는 것에 대한 로망도 있었다고 한다. “어떤 주제를 가지고 쓸까 하다가 당시로선 남들이 안 쓴 연애심리를 소재로 쓰기 시작했죠” 그녀가 연애 칼럼을 쓰기 시작한 이유다. 그렇게 2001년부터 칼럼을 쓰기 시작했지만 몸이 아파 회사와 칼럼, 두 가지를 병행할 수 없었다.

결국 그녀는 2005년 회사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글쓰기에 매진했다. 나름 잘나가던 직장인에서 졸지에 불안정한 프리랜서가 된 그녀는 당시 상황을 ‘위태로웠다’고 표현했다. 초기엔 수입이 불안정해 회사생활을 오래하며 모아뒀던 돈으로 부족한 부분을 메웠다. 매체에 고정적으로 칼럼을 쓰는 길이 쉽지만은 않았다. 아무리 글이 훌륭해도 이름이 안 알려진 상황에선 채택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녀는 한 여성지 고정칼럼에 아는 기자의 아는 기자, 세 다리를 거쳐 10개의 샘플 원고를 보내 통과됐고 나중에는 영역을 확장해 다른 신문에도 칼럼을 기고할 수 있었다.

캣우먼이 이야기 하는 연애, 그리고 취업

그녀는 ‘무조건 연애를 하라’고 말하고 싶진 않다고 했다. “What이 아닌 How가 중요하잖아요. 타인과 깊은 연애를 하는 것과 온전히 나 혼자가 되어 자기 자신에게 몰두하는 시간을 갖는 것 모두 소중해요” 덧붙여 그녀는 혼자 있을 때도 잘 있을 수 있는 사람이 연애도 최선을 다해 열정적으로 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녀는 여러 회사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취업을 앞둔 학생들에게 “시간을 오래 끌면서 내가 원하는 회사를 노리는 것보다 일찍 어디라도 취업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며 “이를 통해 차츰 내 자리를 찾아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일단은 ‘차선’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내가 하기에 따라 결과적으로 ‘최선’의 선택일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5월 말에는 그녀의 첫 소설 <어느 날 그녀들이>가 출간된다. 그녀는 “장르 구분 없이 계속 좋은 글을 써나가고 싶다”며 “끝까지 자유로운 여자로 남는 것이 저의 장래희망이에요”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회사를 다니면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칼럼을 썼던 그녀. 취업의 문이 높다고는 하지만 이는 어쩌면 ‘최선’의 직장을 위해 ‘차선’의 직장에는 눈을 돌리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취업 때문에 걱정이 많다면 그녀의 충고를 한 번쯤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지 않을까.

대학내일 신문 <임경선의 페어플레이>

Q : 26살이 되도록 연애경험이 없어요. 나이가 들수록 연애에 대한 부담감도 커지는 것 같아요. 제 스스로도 자신감이 없어요. 어떻게 하죠?

A : 계속 그런 상태인 한 앞으로도 연애하기 힘들거야. 먼저 나의 어디가 괜찮은지 정확히 파악해야해. 내면의 자양분을 쌓는 것에 주력하도록 해. 그런 기초근육이 다져지지 않은 상태에서 소개팅을 나가고 여자들을 만나러 가봤자 돈 낭비, 시간 낭비니까. 내가 스스로 봐도 제법 마음에 드는 남자가 될 때까지 그 시간과 돈과 노력을 나 자신에게 투자해야해.

메트로신문 <캣우먼!>

Q: 사랑한다면 모든 걸 함께 해야 하나요? 안 그래도 사내연애라는 여건상 하루 종일 붙어있어야 하는데, 이젠 퇴근 후 제 자취 집에서 매일 자고 가려고 듭니다. 혼자 생각할 시간도 필요하고 혼자만의 공간도 필요한데 남자친구는 ‘니 마음이 변한거다’라고 해서 너무 답답해요. 저흰 그냥 안 맞는 걸까요?

A : 일단 남자친구가 이렇게 숨막히게 구는 것은 과거에 여자한테 데인 적이 있어서 심리적으로 불안하거나, 성장기에 애착문제가 있었거나 여하튼 가슴 한켠에 뭔가 구멍이 난 듯해. 그걸 여자친구가 메워줄 수는 없을 텐데 말이야. 그래, 어쩌면 남자친구 말대로 당신 마음이 변한 걸 수도 있어. 어쩌면 못 헤어지는 이유가 헤어지면 쓸쓸할 거 같다거나, 사내연애라서 더 책임을 느낀다거나 해서 단점이 있어도 참고 사귀어야 한다며 무리하는 걸 수도 있지. 남자친구가 당최 뭔 소리인지 못 알아 먹는다면 내안의 깨달음의 소리를 들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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