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주제, 다른 생각 동상이몽
인터넷이 없는 생활을 상상할 수 있을까. ‘정보의 바다’라 불리는 인터넷은 등장한지 반세기도 되지 않아 사람들의 삶 속에 녹아들었다. 사람들은 이젠 너무나 익숙하고 편안하게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그 덕분에 우리의 생활은 상당히 편리해진 것으로 보인다. 열린 세상을 만드는 인터넷 독점이 아닌 공유. 인터넷이 힘을 발휘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공유이다. <웹진화론>의 저자 우메다 모치오는 ‘이쪽’과 ‘저쪽’이라는 표현을 통해 인터넷혁명 전과 후를 비교한다. 이쪽은 독점과 물건으로 대표되는 기존의 질서이고 저쪽은 공유와 정보로 대표되는 혁명의 질서이다. 저자는 아직 이쪽과 저쪽의 세력이 비슷하지만 정보의 공유가 가진 힘을 통해 저쪽의 세력이 커질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저자가 들려주는 예를 듣다보면 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정보는 있지만 사고하지 못한다 모든 정보가 공유될 수 있는 사회. 이런 꿈만 같은 사회 속에서 개인은 똑똑해진 것일까. 니콜라스 카는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에서 사람들이 인터넷을 통해 정보는 많이 얻지만 생각하는 능력은 잃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사고하는 방식이 얕고 가벼워진다는 것이다. 포기할 수 없는 인터넷 이처럼 인터넷에 부정적인 니콜라스 카지만, 그 역시 그것이 가져다주는 편리함을 버리기 쉽지 않다고 고백한다. 인터넷이 가진 장점은 이제 쉽게 버릴 수 있는 정도가 아닌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상상하던 자유롭고 열린 세상을 만들어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잠시 숨을 고르며 생각해보자. 우리가 잃고 있는 것은 없는지, 가벼운 기능을 얻기 위해 깊은 생각을 버린 것은 아닌지. 도구가 인간을 변화시키는 건 사실이지만 도구를 사용하는 것 또한 인간이다. 인터넷을 사용하면서도 우리의 사고하는 능력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