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등록금 투쟁은 개나리 투쟁이라고 일컬어져 왔다. 개강 직후 3월에만 반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날씨가 초여름에 접어든 지금, 반값등록금 촛불집회로 인해 연일 늦은 밤 광화문 거리가 환하다.

반값등록금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된 것은 지난달 22일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가 반값등록금 정책의 재추진 의사를 밝히면서이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당시 “대학등록금을 최소한 반값으로 (인하)했으면 한다”며 등록금 부담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한나라당은 대학등록금 지원정책에서 소득 하위 50%의 학생 중 B학점 이상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차등적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반값등록금 정책에 기대를 나타냈던 대학생들은 ‘짝퉁 반값등록금’, ‘사기 반값등록금’ 정책이라며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거리로 나섰다.


▲ 지난 3일 KT건물 앞에서 열린 반값등록금 촛불집회에서 강제 연행됐던 국민대 김남규 씨가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반값등록금 시위로 73명의 대학생들이 연행된 이후 6일째를 맞은 지난 3일 KT건물 앞 촛불집회에는 1,000여 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이 날 연사로는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지윤 서울대 총학생회장, 반값등록금 시위를 하다 연행됐던 김남균 국민대 학생 등이 자리했다. 대학생들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참여도 높았다. ‘면목없다 자녀들아! 부모가 죄인이다!! 우리가 지켜줄게…’라고 직접적은 피켓을 들고 있는 아저씨, 손수 치킨을 사서 양 손에 들고 온 아주머니 등 특히 30~40대의 참여가 두드러져 눈길을 끌었다. 이 날 촛불집회 참가자들 앞으로 모인 통닭은 500마리 이상, 연행된 대학생들의 벌금 마련을 위한 즉석 모금은 100만원에 달했다.

이처럼 반값등록금 촛불집회에서의 뜨거운 열기와 달리 여야는 등록금 완화 재원 마련에서부터 시각차를 드러내며 아직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촛불집회에 참여한 이소정 씨는 “학생과 부모님들의 애타는 마음과 달리 여유를 부리고 있는 정부의 태도가 정말 답답하다. 하루빨리 등록금 문제가 해결되어 부모님께 부담 드리지 않고 마음 편히 공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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