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독교당 창당 주도자인 전광훈 목사가 기독교당 창당준비위원회 기자회견에서 당의 창립취지를 밝히고 있다.

내년 4월에 있을 총선과 12월에 있을 대선을 겨냥한 기독교계의 정치세력화가 심해지고 있다. 진보성향을 가진 기독교인들은 ‘2012 생명평화 기독교행동’을 조직해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합당한 정치인과 정당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보수성향의 개신교계는 기독자유민주당(가칭)이라는 정당을 창립해 현실정치에 보다 직접적으로 개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러한 일부 기독교인의 정치 개입에 대해 기독교 내부에서도 많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진보성향의 기독교 조직 ‘2012 생명평화 기독교행동’

“정의로운 민주질서를 확립하고 남북관계에서 평화를 회복하려면 무엇보다 국민의 뜻을 받들어 공정하고 민주적인 사회를 이뤄갈 정권의 수립이 절실하다.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생명평화의 세상 실현에 합당한 정치인과 정당을 선택 지지하겠다” 지난달 30일에 열린 ‘2012 생명평화 기독교행동’ 창립예배에서 발표됐던 창립선언문이다. 기독교행동은 이날 선언문을 통해 민주주의 수호, 야권연대 등을 외치며 총선과 대선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민주노동당의 이정희 대표, 국민참여당의 이재정 전 대표와 유시민 현 대표 등 야권 인사들이 참여해 축사를 했다. 현재 기독교계에서는 이러한 정치적 개입이 교인들 간의 논의와 합의없이 각자 자기 이념만을 위해 정치 운동을 벌이려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 기독교 정당은 2004년과 2008년 총선에서 기독당을 창당해 정계에 진출하려 했지만 유효득표총수의 3%미만의 지지를 얻어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다.

보수성향의 ‘기독자유민주당’ 창립

기독교 정당은 2004년과 2008년 총선에서 기독당을 창당해 정계에 진출하려 했지만 유효득표총수의 3%미만의 지지를 얻어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다.(표 참고) 하지만 다가오는 선거에서는 100만표 이상 득표해 최소 5개의 의석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본격적인 창당에 앞서 지난달 29일부터 사흘간 ‘3000대 교회 초청 기독교지도자 포럼’이 열렸다. 이 행사에서 기독자유민주당 창당을 주도한 전광훈 목사는“ 기존 정당들은 대한민국의 국가 정체성을 지켜내지 못하고 있다. 종북좌파를 척결할 의지도, 세계 최악인 자살률, 이혼율, 청소년 흡연율, 저출산 등 사회 붕괴 현상에 대응할 능력도 없다. 이제 확고한 기독교 윤리에 기반한 정당이 나설 때다”라며 기독자유민주당의 창립취지를 밝혔다.

현재 기독교당 창당 움직임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가 지배적이다. 유석성 서울신학대 총장은 “개신교와 정치의 관계는 직접 세속 정당정치에 뛰어드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예언자로 참여하는 것이어야 한다. 선거철만 되면 기독교와 예수의 이름을 파는 정당이 나타나는데 이는 적절치 않다”며 기독교당 창당에 대해 비판했다.

기독교계 내부 단체에서도 이러한 종교의 정치적 개입에 대해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초교파적 목회자 모임인 ‘미래목회포럼’은 기자회견을 통해 개신교 정당 창당 움직임에 대한 명백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미래목회포럼은 “일부 정치성향의 목사들이 기독교를 표방한 정당 3~4개를 추진하며 난립하는 모습을 보며 한국교회와 목회자들이 당혹해 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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