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닿는 것은 무엇이든 금이 되게 해주시오” 소원을 들어주겠다는 술의 신 디오니소스의 말에 대한 프리기아의 왕 미다스의 대답이다. 만지는 모든 것을 금으로 바꿀 정도로 그것을 갈망한 미다스는 결국 자신의 딸마저 금덩어리로 바꾸는 비극적 결말을 맞는다. 그리스 신화 속 미다스의 일화는 인간의 금에 대한 강렬한 집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인간을 매혹시킨 찬란한 금속 보물의 이미지를 머릿속에 떠올려보자. 일반적으로 보물 상자에 가득 찬 황금을 떠올릴 것이다. 이는 우리의 머릿속에 금은 귀중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있음을 보여준다. 인간이 금을 귀중한 것으로 인식한 까닭은 금의 몇 가지 특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첫 번째 특성은 금 특유의 찬란한 황색 빛이다. 원시시대 인류는 태양을 하나의 신격체로 여기며 숭배하는 경우가 많았다. 즉 원시 인류는 금 특유의 황색 빛을 통해 태양을 연상했으며 자연스레 금에 신성과 미학의 가치를 부여했다. 금의 화학기호인 Au가 찬란한 아침햇빛을 의미하는 라틴어 ‘aurora`에서 유래한 것도 이러한 이유이다.
인류의 역사를 ‘소유’한 금 인류가 금을 소유한 것이 아니고 금이 인류의 역사를 소유했다는 것에 궁금증을 품을 것이다. 이는 인류사의 여러 전환기에 금이 상당부분 관여해왔음을 말하는 것이다. 313년 로마의 황제 콘스탄티누스는 중대한 발표를 했다. 바로 기독교를 공식적인 종교로 인정한 밀라노 칙령이 그것이다. 밀라노 칙령을 내린 표면적 이유는 황제의 권위 강화 및 기독교도의 지지 확보를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오랜 내전으로 궁핍해진 재정을 확충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설명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콘스탄티누스 황제는 밀라노 칙령을 발표한 후 제우스를 비롯한 로마 전통 신의 신전에서 금을 징발했다. 즉 밀라노 칙령을 통해 전통적인 신들의 권위를 끌어내림으로써 수월하게 금을 확보한 것이다. |
- 기자명 권오형 기자
- 승인 2011.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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