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두 사례는 같은 과에 재학 중인 두 학생의 하루 일과이다. A군의 경우에는 수업 외에도 학과 및 학교 행사에 참여 하는 반면 B양이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은 수업 듣는 일이 전부다. 그녀는 “학과 행사에 참여하다보면 개인적인 시간을 뺏기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아르바이트 하느라 바빠 학과 행사엔 참여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반면 A군은 “학과 생활을 통해 대학 생활의 추억도 쌓고 인맥을 넓힐 수 있다. 축구모임을 찾아 외부로 나갈 필요 없이 학교 내에서 취미 활동을 할 수 있는 것 역시 장점이라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실제 학생들의 학과 행사 참여율은 어떨까. 서울시립대신문사에서는 우리대학 학생 200명을 대상으로 학과 행사 참여 여부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학생 절반 가량, 학과 행사 참여 안 해 합격자

우리대학 학생 200명을 대상으로 학과 행사 참여율을 조사한 결과 설문에 응답한 학생들 중 55%가 ‘학과 행사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학과 행사에 참여하지 않는 주된 이유로 36.59%가 ‘불필요한 행사에 참여하기 싫어서’를 꼽았다. 이어 재미가 없어서 참여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24.16%를 차지했다. 이 외에 ‘동아리 및 대외 활동을 하고 있어서’(13.48%), ‘학과 공부 및 취업준비에 집중하기 위해서’(12.92%) 등의 답변이 비슷한 비율로 조사됐다. 고학년이라서 학과 행사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기타의견도 여럿 있었다.

B양의 사례처럼 학과 행사에 잘 참여하지 않는 학생들은 주로 어떤 활동을 하고 있을까. 방과 후 학과 공부 및 취업 준비에 집중하거나 친구들을 만나면서 시간을 보내는 학생들이 각각 33.54%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뒤이어 22.78%의 학생들은 동아리 및 대외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학생들은 7.59%로 나타났다. 현재 중앙 락 밴드 동아리 제퍼나이어에서 활동 중인 이성문(세무 10)씨는 “수업이 끝난 후 대부분의 시간을 동아리방에서 보낸다”고 말했다.

한편, 학과 행사에 참여한다고 답한 45% 중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서’ 참여한다는 대답이 52.0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응답자 중 28.45%는 ‘다른 사람들이 가니까’(14.63%)와 ‘학과에서 참여하라고 해서’(13.82%)를 꼽아 다소 수동적인 태도를 드러냈다. 이와 같은 설문 조사 결과에 대해 김종민(국사 04) 총학생회장은 “대외활동, 아르바이트 등 다양한 활동을 하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라고 생각한다. 다만 학생으로서 권리를 행사하는 학생총회 같은 경우 참여를 부탁 드린다”고 말했다.


4명 중 1명, “나는 아웃사이더”

전체 응답자 중 24.5%가 자신이 학과나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고 생활하는 ‘아웃사이더(외부인)’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웃사이더가 된 이유로 ‘혼자 생활하는 것이 편해서’라는 대답이 전체의 37.04%로 가장 높았다. ‘불필요한 학과행사에 참여하기 싫어서’, ‘학과 공부 및 취업 준비에 집중하기 위해’라는 대답이 각각 18.52%로 그 뒤를 이었다. 기타 의견으로는 동기들이 먼저 졸업해서, 동아리에 집중하게 돼서 등이 있었다.

아웃사이더라고 생각하는 학생들 가운데 학교생활에서 불편함이나 외로움을 호소한 학생들은 35.2%로 조사됐다. 이들은 ‘점심시간에 같이 밥먹을 친구가 없다(33.34%)’는 것을 가장 큰 고충으로 꼽았다. 또한 ‘시험기간에 시험 정보를 공유할 수 없다’와 ‘이야기 할 사람이 없어 외롭다’ 등의 응답이 각각 25.93%와 22.22%로 나타났다.

한편, 같은 질문에 ‘별로 그렇지 않다(35.41%)’, ‘전혀 그렇지 않다(29.17%)’를 선택한 학생은 64.58%로 아웃사이더로 생활하는 것이 그다지 힘들지 않다는 반응이 더 많았다.

이들을 보는 학생들의 시선도 비교적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과반수가 넘는 학생들이 ‘개인의 취향이라 신경쓰지 않는다(50.38%)’고 대답하는 한편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지 않고 혼자 생활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8.4%)’는 응답도 있었다. 사회성이 부족해 보인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은 22.52%에 그쳤다.

학생상담센터 조혜정 팀장은 “학교에 친구가 많다는 것은 대인관계가 건강하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서 대인관계나 성격에 문제가 있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며 “인원이 많은 과의 경우 동기들과 같이 수업듣기가 힘들고 소속감을 느끼기도 쉽지 않다. ‘아웃사이더들이 사회적으로 적응력이 없다’라고만 말하기엔 상황적 요인들이 변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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