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 클라시코! ‘세기의 승부’라는 뜻의 스페인어로 스페인 프로 축구리그의 최대 라이벌인 FC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대결을 이르는 말이다. 레알 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는 매년 스페인 프로 축구 리그의 1,2위를 다툰다. 두 팀은 그야말로 스페인 축구팀의 양대 산맥인 셈이다.

전 세계적으로 축구에 열광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엘 클라시코 더비경기가 있을 때 흥분과 긴장을 감추지 못한다. 엘 클라시코 더비가 있을 때마다 스페인 내부 팬뿐만 아니라 세계의 팬들도 서로를 경계하고 선수들 사이에서도 심한 난투극이 벌어지기도 한다.

어떤 운동경기든지 라이벌이란 존재하고 그들을 따르는 팬들도 때에 따라 첨예하게 대립한다. 그런데 이 두 축구팀이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단지 축구 경기때문 만은 아니다. 경기 뒤에 얽히고 설킨 그들의 역사에서 비롯된 지역감정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지역감정의 시작은 수백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원래 스페인은 3개의 민족으로 이뤄져 있다. 바르셀로나를 중심으로 하는 카탈루냐족, 마드리드를 중심으로 하는 카스티야족, 그리고 바스크 지방의 바스크족이 바로 세 민족에 해당한다. 그 중에서도 카탈루냐 족은 전통을 중시하고 독자적인 언어를 구사할 정도로 민족적 자부심이 강한 것으로 유명하다. 15세기 무렵 카스티야를 중심으로 지금의 스페인이라고 할 수 있는 통합 국가가 만들어졌는데, 카탈루냐는 이때부터 계속 독립을 주장해 왔다.

카탈루냐와 카스티야의 지역감정이 격화된 결정적 이유는 1937년에 일어난 스페인 내전과 그 이후 프랑코 장군의 독재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스페인 내전 당시 여러 세력이 대립하다 결국 카스티야를 중심으로 우파가 독재 정권을 잡게 되었다. 카탈루냐는 이에 반발해 카스티야의 정권에 반기를 들고 독립을 요구했다. 프랑코 장군은 자신의 정권에 반발하는 카탈루냐를 무력으로 강하게 억압했고 이때부터 카탈루냐 지역의 사람들은 카스티야에 대한 악감정을 갖게 됐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카탈루냐 지방의 사업가가 FC바르셀로나 팀을 만들었다. 억압된 환경 속에서도 카탈루냐 지방 사람들은 축구를 돌파구로 삼아 민족의 자부심을 이어 가려 했던 것이다. 이에 맞서 카스티야 지방에서도 레알 마드리드 축구팀이 만들어졌다. 이 두 팀의 접전은 이때부터 시작됐으며 약 8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세간의 관심을 받으며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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