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국 뉴욕 월가에서 발생한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17일 ‘월가를 점령하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시위는 점차 그 규모를 키우며 다른 대도시로 퍼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시작된 시위의 물결은 이웃 캐나다에까지 전해지고 있다. 지난 1일 브루클린 다리를 건너려던 시위대 700여명이 체포됐지만, 시위대의 기세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시위대에 참여한 사람들은 시위를 중단할 마음이 없어 보인다. 이동식 간이 발전기를 가져다 놓고 생활하며, 독자적 신문까지 발간한다.

이들의 주장은 “우리는 99%다”는 말이 잘 보여준다. 1%의 소수가 전체의 부 중 99%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불만이 시위의 원동력이다. 극심한 빈부격차에 따른 생활고에 고통을 겪은 미국인들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행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들은 금융권의 도덕적 해이, 고용 불안, 소득 감소 등을 문제 삼고 있다. 이런 주장 안에는 성실하게 살아온 사람들이 일부 금융권의 잘못 때문에 고통 받는다는 것에 대한 불만이 들어가 있다. 금융위기 속에서도 그 위기를 자초한 사람들이 천문학적인 연봉을 받는 이해 못할 상황이 벌어지자 99%의 사람들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폭발한 것이다. 아직은 평화롭게 진행되고 있지만 언제 영국에서 벌어진 폭동처럼 바뀔지 모를 일이다.

자본주의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월가에서 발생한 시위를 통해 자본주의가 시험대에 오른 것을 확실히 알 수 있다. 지금과 같은 형태로는 자본주의가 계속 유지되긴 힘들다. 부패한 자본과 정치인들은 이번 시위를 통해 깨달아야 한다. 자본보다는 사람이 먼저인 자본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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