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터 다이어리

이번달 7일부터 2012 학생자치기구 선거가 시작된다. 한동안 교내에서는 각 선거운동본부(이하 선본)의 포스터가 이곳저곳에 붙어 있었다. 특히 총학생회 선본들은 직접 공약이 담긴 포스터를 나누어주며 자신들을 알리기 위해 힘썼다. 아침, 점심, 저녁으로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후보들도 있었고 강의실에 찾아와 공약을 설명하는 후보들도 있었다. 이처럼 학생들에게 자신들을 알리기 위한 노력도 중요하지만 후보들이 어떤 공약을 내놓았느냐 그리고 그 공약을 이행할 수 있느냐가 더욱 중요하다고 본다.

물론 총학생회와 단과대 선본들은 공약이 이행될 수 있는지 면밀히 검토해보고 고민했을 것이다. 실제로 서면으로 진행된 인터뷰 중 한 단과대 회장 후보는 건물 신축을 공약으로 제시하고 싶었지만 현실성을 조사해본 뒤 포기했다고 전했다. 또 총학생회 후보들과의 간담회에서 공약의 실현과 관련이 있는 재원 마련책에 대해 논의할 때 각 선본들은 나름의 근거를 제시했다. 이들이 공약 실현을 위해 얼마나 신경 쓰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하지만 일부 공약들에 대해서는 그 실현가능성에 의문을 가지는 학생들이 있었다. 한 선본에서 제시한 무료 프린터 설치에 대해서 학생들은 교내 복사실과의 마찰을 우려했다. 또 어떤 선본은 스쿨버스 하차장 증설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총학생회측에서 이미 이 문제를 제기했었고 보행자 안전, 소음, 버스매연 등을 이유로 현행대로 운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학교의 답변이 있었기에 공약이 실현될지 의문스럽다.

학생들이 자신의 이익과 행복한 대학생활을 위한 공약에 눈길이 가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우리는 후보들이 내놓은 공약의 실현가능성을 따져보고 당선 후 공약을 지켜나가도록 하는 메니페스토의 참공약 정신을 상기해야 한다. 더이상 학생들의 권리 행사가 투표로 끝나서는 안된다. 학생회에 대한 꾸준한 관심이야 말로 더 나은 대학을 만드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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