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인 이야기

지난달 14일 정문이 유난히도 시끌시끌했다. 한 손에는 토스트를 다른 한 손에는 음료를 들고 있던 학생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시험기간에 지친 학생들을 위해서 ‘사랑의 야식행사’가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장소는 다름 아닌 정문의 이삭토스트였다.

사실 이삭토스트의 도움이 있었던 행사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지난 6월 반값 등록금 실현과 법인화 반대를 목적으로 열린 학내 촛불문화제 때는 이삭토스트에서 참여자 전원에게 간식을 제공했다. 또한 이삭토스트 사장은 지난 8월 등록금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 하던 중 명을 달리한 (故)황승원 학우의 학자금 모금운동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번 시대인 이야기에서는 이렇게 우리대학에 꾸준한 관심을 보내주는 이삭토스트 김용중(30) 사장을 만나봤다.

이삭토스트를 우리대학 앞에서 운영하게 된 것에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그는 원래 다른 곳에서 이삭토스트를 운영하고 있었다. 지금 운영하고 있는 시립대점은 7년 전 원래 음악학과 학생 가족이 운영하던 것을 넘겨받은 것이다. 2, 3년 전에 다른 곳으로 가게를 옮길 수도 있었지만 이곳에서 학생들과 함께 지내는 것이 즐겁고 재미있어 옮기지 않았다. 그는 “특별한 일이 없다면 장사를 그만두진 않을 거예요. 시립대에는 계속 있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가게를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테이블에는 다른 음식점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것이 한눈에 들어온다. 바로 1000원, 500원, 100원을 나눠 담아놓은 상자다. 이것은 이삭토스트 시립대점에서 채택하고 있는 ‘셀프계산법’을 위한 것이다. 셀프계산법이란 말 그대로 손님이 스스로 거스름돈을 가져가는 것인데 처음 오는 손님들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셀프계산법은 잔돈을 거슬러 가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법도하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시립대에서는 지난 7년 동안 한 번도 계산법 때문에 사고가 일어난 적이 없어 감사하게 생각해요. 다른 대학점들도 처음에는 셀프계산법이었지만 지금은 모두 없어졌어요”라고 말했다.

우리대학 졸업생이라는 소문이 돌 정도로 우리대학에 대한 그의 관심은 남다르다. 이렇게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학생들과의 정 때문인 것 같다고 한다. 7년이란 시간 동안 그는 ‘학생친구들’이 많이 생겼다. 때로는 그 친구들과 당구도 칠 정도로 그와 학생들 사이의 우정은 돈독하다. 그는 “지난번 학내 반값등록금 촛불문화제에는 직접 참여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장사를 해야 했기 때문에 직접 참여하는 대신 간식을 제공했죠”라고 말했다.

7년 동안 그가 바라본 우리대학은 빨간색에서 회색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그는 빨간 벽돌들이 회색빛 대리석으로 변해가는 것이 아쉽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 학생들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 같아 좋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학생들에게 “여러분 ‘열공’하세요. 저는 ‘열빵’하겠습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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