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_시대인, 너를 지지할게


이준섭(이하 준섭): 안녕하세요, 선배님. 저는 도시행정학과 06학번 이준섭입니다.
이가현(이하 가현): 저는 세무학과 10학번 이가현이라고 합니다.
김시원(이하 멘토): 안녕하세요. 저는 행정학과 97학번이에요. 여러분은 기자를 하려는 이유가 뭐예요?

준섭:전에 한 케이블 방송사 사장님을 뵌 적이 있는데, 그분이 저에게 이런 말씀을 해주셨어요. ‘내가 하는 말 한마디로 세상을 뒤흔들고 싶지 않느냐’ 그 말을 듣고 큰 특종이나 중요한 사안을 보도해 세상을 흔드는 기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가현: 저는 정치, 사회현상에 대한 글에 흥미를 느껴요. 제가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서 기자라는 직업을 떠올리게 됐어요.
멘토: 다들 열정이 있네요.

가현: 열정은 있는데 글을 잘 못써서 걱정이에요. 선배님은 논술이나 작문시험을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멘토: 솔직히 저도 글 쓰는 소질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글 쓰기 실력은 많은 연습을 통해 나아질 수 있답니다. 저는 스터디를 하면서 서로 첨삭해주는 형식으로 공부했어요. 논술의 경우에는 주제를 명확하게 정해야 해요. 그리고 그 주제로 다가갈 수 있는 근거들을 제시하면서 간결하게 써야합니다. 작문시험에서는 구태의연한 글을 쓰면 안돼요. 글을 잘 쓰지 못하더라도 읽는 사람의 흥미를 끌어야하죠.

가현: 기자가 가져야 할 능력은 어떤 것이 있나요?
멘토: 기자에게 중요한 건 상상력이에요.

준섭:상상력이요? 의외인데요?
멘토: 그렇죠? 기자는 사실에 중점을 둔 글을 쓴다고 생각하죠. 물론 사실에 근거해 기사를 쓰는 것은 맞아요. 하지만 먼저 주제를 잡는 것이 중요해요. 그 주제를 잡기까지의 과정에서 상상력이 필요하죠. 아무 생각 없이 길거리를 다니면 기사를 한 줄도 못써요. 사회 현상에 대해 의문점을 갖고 상상해보는 거예요. 왜 그럴지 생각해보고 사실을 찾아내는 거죠. 그런 점에서 추리소설을 읽으면 도움이 돼요. 상상하는 훈련이 되거든요.

가현: 그 외에 필요한 것은 또 무엇이 있나요?
멘토: 자유로웠으면 좋겠어요. 누군가가 주입한 이념이 아니라 자기 안에서 그것을 형성해나가는 게 중요해요. 많은 책을 읽고, 다양한 이야기를 들으며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키워야합니다. 또한 논거를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하죠.

준섭:요즘 저희 세대들은 자신의 주관이 없는 것 같아요. 저도 주로 듣는 대로 생각하는 편이에요.
멘토: 무언가에 얽매이지 말고 자유로워지세요. 기자라는 직업 자체도 자유롭잖아요. 성실하게 출근한다고 일을 잘하는 게 아니라 한 사건을 갖고 끈질기게 취재를 하는 게 더 중요하거든요.


준섭:취재는 주로 어떻게 이뤄지나요?
멘토: 사람을 직접 만나요. 취재는 기본적으로 사람과 사람의 만남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인간관계를 가져야지요.

가현: 좋은 인간관계는 어떻게 만드나요?
멘토: 신뢰 속에서 이뤄진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신뢰 속에서 기사가 나옵니다. 어떤 기자가 가면 인터뷰를 안 해주는데, 다른 기자가 가면 호의적으로 응해주는 경우가 있죠. 이것이 취재의 기본적인 능력이죠.

준섭:그렇다면 선배님의 대학 동기들이나 선후배들이 취재에 도움이 되기도 하나요?
멘토: 좋은 인간관계가 곧 마당발을 의미하지는 않아요. 내성적인 사람이라도 친한 사람과는 정말 깊은 관계를 맺을 수 있다면 좋은 기자가 될 수 있어요. 상대에게 솔직하게 자신을 털어놓을 때 깊은 신뢰가 쌓인다고 생각해요. 기자는 자신보다 20살 정도 많은 사람과 일을 하게 돼요. 그런 사람들과도 친구가 될 수 있어야 합니다. 솔직함과 신뢰가 인간관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어요.

가현: 감사합니다. 언론계 취업에 도움을 받을 곳이 없었는데, 좋은 멘토 선배님을 만나서 속 시원한 답을 얻었습니다.
준섭:방송기자라는 직업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됐어요. 기자는 정말 매력적인 직업이라고 느꼈습니다. 감사합니다.
멘토: 저도 만나서 즐거웠습니다. 저는 옛날에 기자를 준비하면서 과연 될 수 있을까 의문이더라고요. 그런데 기자는 차선책을 두고 준비하면 쉽지 않아요. 자신감을 갖고 도전하세요.


멘토와 멘티의 일문일답

Q: 신문기자와 방송기자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A: 신문과 방송이 줄 수 있는 효과가 다르지만, 방송의 경우 더 강력한 이미지와 인상을 줄 수 있는 것 같아요. 인터뷰 때 말의 어조가 어떤지, 울면서 말하느냐 화내느냐에 따라 시청자들이 느끼는 감정이 다르죠. 그리고 방송기자는 글에 대한 부담감이 신문기자보다 덜해요. 주로 1분 20초짜리 영상을 만드는데 최대 9문장 정도만 쓰면 됩니다.

Q: 처음에 기자가 되면 자신이 원하는 부서에 갈 수 있나요?
A: 아니요. KBS 경우에는 지방에 있는 총국에 가서 사회부 기자를 해요. 곧 경찰기자예요. 서울에 올라와서 서울 지역에서도 경찰기자를 합니다. 사회부 경찰기자를 4~5년 한 후 다른 부서에 가게 되지요.

Q: 기억에 남는 사건 취재가 있으신가요?
A: 김일병 총기난사사건, 샘물교회사건 등이 있죠. 강화도 총기탈취사건 때는 6일 동안 잠을 못자서 기억에 남네요.

Q: 종편이 생기면서 언론계로의 진출이 더 넓어진 것인가요?
A: 1년에 방송 3사가 합쳐서 뽑는 사원이 30명이 채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종편이 생기면서 이제 60명에서 70명으로 늘어나니 폭이 넓어진 것은 맞죠.

Q: 대학 시절에는 어떤 분야에 관심이 많았나요?
A: 저는 노동문제에 관심이 많았어요. 당시 김영삼 정부의 노동법 개정으로 투쟁이 있을 시기였거든요. 후배들과 집회도 가고, 세미나도 많이 했죠.

Q: 연봉은 어느 정도인가요?
A: 초봉이 4000만원 좀 넘는 것 같습니다. KBS보다 SBS나 MBC가 더 많이 받아요.

Q: 정년이 언제인가요?
A: KBS의 경우 57세가 정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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