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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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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거리를 걷다보면, 문밖에 그날그날의 환율을 내걸고서 환전을 해주는 점포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런 환전상들은 최근 4~5년 새 급격히 생겨났다. 명동을 찾는 관광객들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2003년부터 문화관광부에서 발간해온 외래관광객실태조사에 따르면, 서울을 찾는 전체 관광객 중 명동을 방문하는 비율이 2003년에는 38.9%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 수치가 작년에 66.7%까지 증가했다. 두 배 가깝게 증가한 것이다.

이런 추세와 함께, 명동일대에 14개뿐이던 환전소는(2003년) 올해 5월 기준으로 58개까지 늘어났다. 역시 관광객이 많이 찾는 이태원에도 현재 24개 정도의 환전소가 들어서 있다. 등록하지 않고 환전업을 하는 노점상 등을 합치면 그 수는 훨씬 많아진다. 명동 일대에만 그런 무등록 환전소들이 15여 곳에 이른다.

명동 중국대사관 뒷길에서 D환전소를 운영하는 안 환전상도 그런 경우다. 원래 그는 지금 자리에서 다른 장사를 했다. 그러다 지난 2009년에 환전업으로 업종 변경했다. 안씨는 "처음엔 가게 매출이 괜찮았는데 대기업의 프랜차이즈 매장이 들어서면서 손님이 급격히 줄었다“면서 ”고민 끝에, 늘어나는 일본과 중국 관광객을 보고서 환전업을 해보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설 환전소는 외국환거래법상 ‘환전영업자’로 분류되어 합법적으로 외환거래를 할 수 있다. 개설을 위해서는 한국은행에 등록을 하고 관할 세무서에서 사업자등록 신고를 받아야 한다. 등록에 특별한 제약은 없다. 개인이든 법인이든 거래를 할 수 있는 영업장만 갖추고 한국은행에 서류만 제출하면 된다. 환전업 이외에 다른 업무도 함께할 수 있다. 호텔이나 여행사가 환전을 해주는 것이 그런 경우이다.

외국인과 한국사람 모두 이런 환전소를 이용할 수 있으나 내국인은 외화를 원화로 바꾸는 것만 가능하다. 가끔 해외에 나가는 사람들이 원화를 달러나 엔화로 바꾸기 위해 찾아오는 경우가 있지만 이는 법적으로 엄격히 금지된 사항이다.

환전소는 주로 달러, 엔, 위안, 유로화를 취급한다. 일부 환전상에서는 홍콩달러나 호주달러, 바트 등을 취급하기도 하지만 수요가 큰 편은 아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거래되는 건 단연 일본 엔화다. 일단 일본인 관광객 수 자체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일본 관광객들은 자국에서 모든 여행경비를 미리 환전해오지 않고 한국에 지내면서 돈을 바꾼다. 한 환전상은 “대부분의 경비를 미리 환전해오는 중국인들과 구별되는 일본인들만의 특징”이라고 했다.

농협 명동 지점 외환 담당자는 “은행에서 환전을 하면 수수료(매매기준가와 매도가 차이)가 있기 때문에 환전 시 불리한 측면이 있다”며 “특히 일본인들은 환율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조금이나마 유리한 환전소를 찾는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환전소는 어떻게 은행보다 높은 가격으로 외화를 매입할 수 있는 것일까. 이태원에서 외국인 고객 비중이 가장 높다는 한 은행 지점장은 “보통 환전소는 주로 거래하는 은행을 지정하는데, 그 주거래은행은 환전업자가 벌어들인 외화를 매도할 때 각각 개인 고객보다 훨씬 유리한 환율을 적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영업을 통해 벌어들인 외화를 묵혀두었다가 환율이 가장 좋은 시기에 주거래은행에서 높은 가격으로 매도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환전상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들이 있다. ‘돈장사’라는 인식이 강하고 환치기 등의 범죄에 악용될 수 있는 가능성 때문이다. 이를 두고 한 환전상은 “6·25 이후에 성행했던 달러장사들에 대한 인식이 아직까지 이어져 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는 한국은행에 환전영업자에 대한 검사 권한이 있었다. 환치기 등 범죄 수단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고 건전한 외환거래를 도모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검사 인력이 부족하다는 문제 등이 제기되면서, 지난 8월 개정된 외국환거래법 시행령에서는 관세청도 개항장 밖 환전영업자에 대한 검사 권한을 갖게 되었다. 본래 관세청은 공항이나 항만 같은 개항장 내에 개설된 환전소에 대한 검사 업무만 담당해왔다.
이희원 한국은행 외환심사팀장은 “한국은행과 관세청이 공동 권한을 가지면서 앞으로 검사 업무가 강화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환전업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관세청까지 검사에 나서게 되면 사설 환전소에 대한 인식이 더욱 나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태원 D환전소의 환전업자는 “사설 환전소도 결국은 소규모 자영업자일 뿐인데, 정부가 나서서 국민들에게 안 좋은 인식을 심으려는 것 같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박준규(경영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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