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쓰려면 많은 것들이 필요합니다. 그 가운데 기초적인 것 세 가지만 강조하고 싶습니다. 첫째, 기사가 다른 글쓰기와 구별되는 차별성에 대한 인식입니다. 기사는 사실을 다룬다는 점에서 일기나 논문과 유사합니다.

하지만 소통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다른 독자를 상정하지 않는 일기와 다르고,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특정 학문공동체만 염두에 둔 논문과 다릅니다. 둘째, 기사를 잠재 독자가 관심을 갖고 읽게 만드는 정교한 장치가 있어야 합니다. 잠재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사실들의 연쇄고리를 파악해 이를 최대한 간결하고 친절하게 정리해야 합니다. 독자들이 관심을 갖고 읽게 하려면 추상보다는 구체가 낫고, 개념보다는 사람과 사건, 현장을 드러내는 게 좋습니다. ‘정보 불균형’을 최소화하려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독자는 기사 작성자만큼 문제에 관심이 높지 않고, 관련 정보도 부족하다고 전제해야 합니다. 셋째, 기사는 자기 주장을 날 것으로 드러내는 글이 아닙니다. 취재원과 취재 현장, 취재한 팩트가 스스로 말하게 해야 합니다. 보도 기사를 칼럼 또는 논설과 구별할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합니다. 유용한 팁이 되기를 바랍니다.

신문사가 제시한 △신문 기사의 형식을 갖출 것 △객관적인 사실을 담을 것 △논리적이고 분석적일 것 △비판정신을 갖고 대안을 제시할 것 등 네 가지 기준을 염두에 두고 16편의 투고 기사를 검토했습니다.
최우수작으로 <우리가 몰랐던 길거리 환전소-“은행보다 유리하게 환전해 드립니다”>를 골랐습니다. 투고기사 가운데 유일하게 학내 문제가 아닌 사회 현상의 변화를 다뤘는데, 탄탄한 현장 취재와 적절한 자료 인용, 관련자 인터뷰, 다양한 팩트 배치 등이 돋보였습니다. 재밌게 읽었습니다.

그밖의 투고작들은 편차는 있지만 대체로 기사 형식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이런 약점을 전제로, 우수작에는 <‘경도’를 아십니까>와 <스팸인가? 정보인가?>를 골랐습니다. 일상적인 학내 생활에서 부딪히는, 문제점을 부각시킨 노력을 평가했습니다.

좌절하지 않고 계속 취재하고 쓰다보면, 머잖아 좋은 기사를 쓰실 수 있을 것입니다. 투고하신 모든 분들의 정진과 행운을 기원합니다.

한겨레21 편집장 이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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