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보는 사회_ 머니볼

한국시리즈는 끝났지만 야구의 열기는 식지 않았다. 야구장 밖에서 벌어지는 구단간의 뜨거운 계약전쟁은 야구팬들을 잠 못 이루게 한다. 각 구단은 자유계약자격을 가진 선수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 ‘억억’소리를 내며 힘겹게 선수들을 챙기고 있다. 일반적으로 몸값이 비싼 선수가 팀기여도가 높다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런 상식적인 이야기를 비웃기라도 하듯 몸값이 낮은 선수들로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의 20연승을 일궈낸 인물이 있다. 바로 영화 ‘머니볼’의 실제 주인공이자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구단의 단장인 ‘빌리 빈’이다.

빌리 빈이 이끄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팀의 주축 선수들이 대거 빠져나가며 위기를 맞이 한다. 이들을 대신할 유명선수를 영입할 자금력이 없는 빌리 빈은 고민에 빠진다. 그러던 중, 빌리 빈은 우연히 ‘피터’를 만나게 된다. 경제학을 전공한 피터는 빌리 빈에게 획기적인 이론을 선보인다. 바로 머니볼 이론이다.

머니볼 이론이란 오직 출루율과 장타율에 관한 경기 데이터만을 바탕으로 선수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선수의 배경, 연봉 등 경기력 외적 요소는 일절 배제해 전략을 짜는 이론이다. 머니볼 이론을 바탕으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로 20연승을 기록하며 야구계의 큰 파장을 일으킨다. 빌리 빈의 뛰어난 구단 운영능력을 사기 위해 보스턴 레드삭스는 그에게 연봉 1,250만 달러라는 거액을 제시하지만 빌리 빈은 끝까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 남는 것으로 영화는 끝난다.

현대인들은 어떤 일이든 돈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짙다. ‘돈이면 다 된다’라는 말은 이런 우리사회의 모습을 잘 반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대학입시의 경우 학생과 학부모는 각종 입시전형에 지원하기 위해 고액을 들여 컨설팅 회사에 자문을 구하거나 아예 입시 자체를 업체에 맡기기까지 한다. 돈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라는 믿음으로 생겨난 현상인 것이다. 입시생 신분을 벗어나 대학생이 되어도 이런 현상은 사그라들지 않는다. 과제물을 사고 파는 사이트가 성행하고 돈을 받고 자기소개서를 대신 써주는 곳도 많다.

하지만 영화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디어와 전략이다. 실패를 딛고 재기하는 사람들이 엄청난 자본을 바탕으로 성공하는 경우는 드물다. 실패했던 사람들의 성공 비결은 독특한 아이디어와 치밀한 전략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스티브 잡스가 파산 직전의 ‘애플’사를 최고의 IT기업으로 만들 수 있었던 이유도 ‘아이폰’, ‘아이패드’ 등의 혁신적 아이디어와 전략이 바탕이 됐기 때문이다. 자본이 난무하는 시대, 정답은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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