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여론

얼마 전 법학관에서 수업을 받은 뒤 뒷문으로 나온 적이 있습니다. 수업이 교과서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수업이라 가방을 가져오지 않았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건물 밖으로 나올 때는 손에 A4용지 한 장만 들고 있었습니다. 수업이 끝나 필요 없게 된 A4용지를 버릴 곳을 찾으며 정문 쪽으로 가봤지만, 어디에도 종이를 버릴 데가 없었습니다. 생각해보니 법학관 뒷문부근에는 쓰레기통이 없더군요. 할 수 없이 쓰레기통을 찾을 때 까지 계속 걸었는데, 정문 밖으로 나가서야 편의점 앞 쓰레기통에 종이를 버릴 수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이전에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학생회관 안에 있는 편의점에서 음료수를 사 들고 후문 쪽으로 가던 중이었습니다. 음료수를 다 먹고 난 후에 마땅히 쓰레기를 버릴 곳이 보이지 않더군요. 주위를 한 번 둘러보니 길가 곳곳에 배치돼 있는 테이블 위에 다 마신 음료수병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학생들이 버릴 쓰레기통을 찾지 못하고 그대로 버리고 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깨진 유리창이론은 많은 분들이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한 장의 유리창에 생긴 자그마한 흠집이나 구멍이 나중에는 그 건물 전체를 엉망으로 만들어버린다는 이론이죠. 이 이론은 다른 곳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는 저는 인내심을 발휘해 쓰레기통을 찾아 쓰레기들고 다녔지만, 보통 때라면 별 생각 없이 건물 밖이나 안에 쓰레기를 버렸을 것입니다. 물론 이것은 저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보통 사람의 경우 쓰레기통이 시야 에 없으면 바닥에 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쓰레기통의 적절한 배치가 안돼 있어 쓰레기들이 우리학교 미관을 해치고 있다는 겁니다.

길바닥에 쓰레기를 버리는 행위가 그 버리는 사람 개개인의 마음에도 달려있을 수도 있지만 그 이전에 기본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것은 쓰레기를 버리지 않게 하는 환경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자주 찾는 인문학관에는 한 층에 쓰레기통이 세 개정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중 두 개는 아주 가깝게 위치해 있습니다. 두 쓰레기통의 거리는 약 10걸음 남짓 합니다. 20걸음 안에 왕복 할 수 있는 거리죠. 이렇게 과한 배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쓰레기통 사이가 가까운 건물이 있는 반면 정작 쓰레기통이 많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건물에는 쓰레기통 배치가 잘 안돼있는것 같습니다. 법학관 같은 큰 건물에 쓰레기통이 많아야 할텐데 말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저도 종종 길바닥에 쓰레기를 버리고는 합니다. 그렇지만 가끔 길을 가다가, 혹은 건물 안을 돌아다니다가 A4용지 따위의 쓰레기들이 버려져 있는 걸 보면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저도 그것들을 주워서 버리는 일은 거의 없지만 다른 분들도 보면서 좋지 않은 감정을 느끼실 겁니다.
이런 일들이 줄어들도록 학교에서 쓰레기통을 늘려주거나 적소에 배치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우리들이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지 않는 습관을 기르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서승현 (국어국문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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