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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사람
“만화라는 창으로 세상을 보여주고 싶어요”
글·사진_ 김태현 기자  |  gep44@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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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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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 좋아서요”
왜 웹툰을 그리기 시작했냐는 질문에 대한 추혜연(한성대 4) 작가의 답이었다. 조금 부족한 답변이란 생각이 들었다. 어떤 계기나 경험이 있겠지라는 생각에 다시 질문해봤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변하지 않았다. 의문은 인터뷰를 진행하다보니 점차 해소됐다.
그녀가 만화를 그리는 이유는 오직 재미 때문이었다.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 것을 싫어하는 그녀에게 만화는 끝없이 새로운 재미를 주었다.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보여주고 싶은 그림이 계속 생겨났다. 매번 마감에 쫓기며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투덜거리면서도 만화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못하는 추혜연 작가를 만났다.

어제가 연재요일이라 들었어요. 마감하느라 힘들진 않았나요?
이번에도 지각을 하고 말았어요. 지난 3일 동안은 아무것도 못하고 완성하는 데만 집중했는데도 늦고 말았어요. 어제 올렸어야했는데 오늘에서야 마무리했네요. 자꾸 이러면 안 되는데 큰일이에요. 신인작가니 성실한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말이죠.


연재주기가 일주일인데 한 편을 그리는데 일정이 어떻게 되나요?
금요일부터 스케치를 시작해요. 그다음은 이틀간 펜터치를 하고 다음 이틀은 채색, 마지막은 명암을 넣어요. 이상적으로는 이렇게 돼야 하는데, 제가 스케치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다보니 자꾸 늦어지네요.

그럼 스토리나 콘티는 이미 짜여있는 건가요?
네. 연재 시작 전부터 처음부터 끝까지 다 만들어놨어요. 연재기간 동안에는 그거에 맞게 그리기만 하면 됩니다. 아마 다른 작가 분들도 그럴 거예요.

애니메이션 학과에 재학 중이신데 어떻게 웹툰 작가가 된 건가요?
애니메이션 학과에 대해 잘 모르고 가게 됐어요. 제가 경기예고 만화창작과를 나왔는데, 진학할 수 있는 대학 학과가 많지 않았어요. 선생님의 추천으로 진학했는데 만화랑 애니메이션은 많이 다르더라고요. 원래 하고 싶었던 일이 만화가였기 때문에 꾸준히 스토리도 생각해두고 그림 연습도 했어요. 그러다가 졸업할 때가 돼서 아마추어 작가들이 만화를 올릴 수 있는 포털 사이트의 웹툰 코너에 작품을 올리게 됐죠. 한 10달 정도 연재를 하다가 ‘다음’에서 연락이 와 정식으로 연재하게 됐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만화창작과를 갔으니 그림을 잘 그렸나 봐요?
중학생 시절부터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긴 했어요. 하지만 주변에서 그림 잘 그린다는 소리는 듣진 못했어요. 그냥 이것저것 그리는 게 좋았어요. 그래서 처음 포털 사이트에 연재할 당시 그림 잘 그린다는 소리를 듣고 무척 놀랐어요. 처음 듣는 소리였거든요.

독자들의 반응을 봐도 작화(만들어진 그림)가 좋다라는 평이 많은데요. 특별히 신경을 쓰는 편인가요?
특별히 작화에 힘을 주지는 않아요. 그림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스토리도 만화의 중요한 부분이니까요. 그림을 좋게 봐주시는 건 아마 제 성격 때문인 것 같아요. 제가 저 스스로 그림에 대해 만족하지 않으면 안 되는 성격이 거든요. 그래서 만족할 때까지 그리다보니 어느 정도 되는 것 같아요. 때문에 마감도 늦는 일이 생기지만요.

연재하고 있는 ‘창백한 말’은 어떤 만화인가요?
창백한 말은 죽음을 뜻하는 표현인데요. 작품을 보시다보면 왜 이런 제목을 지었는지 아실 수 있을 거에요. 포털 사이트의 작품 소개에는 ‘1835년 프랑스, 마녀로 불리던 소녀의 핏빛 운명’이라고 돼있어요. 틀린 설명은 아니지만 단순히 줄거리 요약일 뿐이에요. 자신의 욕망을 표현하는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봐주셨으면 해요. 그런 이야기를 하려고 했다면 다른 방식으로 그렸을 거예요. 마녀사냥에 대한 이야기라고 오해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사회적인 이야기는 아니에요. 개인 간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로 생각해주세요.

19세기 프랑스를 배경으로 하는 이유가 있나요?
가장 큰 이유는 그 시대를 가장 그리고 싶어서예요. 복장이나 사람들의 모습, 풍경 같은 거요. 정장 같은 의복이나 단안경 같은 장신구를 그리고 싶었어요. 그 당시의 모습을 그리기 위해 명화를 많이 봤죠. 밀레의 작품을 주로 봤는데, 밀레의 작품에 평민들의 모습이 자주 나오더라고요. 다른 작가들의 작품에는 귀족만 등장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 시대의 외형적인 모습이 좋아서 선택한 거지, 사회적인 모습이나 내용을 다루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등장인물은 어떻게 설정하나요?
창백한 말의 주인공 같은 경우는 제 성격과 비슷해요.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상황이나 관계도 제 경험을 바탕으로 구성한 경우가 많아요. 다른 인물들은 이상적인 인물들을 만들려고 노력했어요. 소꿉친구나 동네오빠 같은 인물로요.


▲ 창백한 말의 주인공 로즈와 페터의 모습.

지금 세 번째 ACT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작품의 전체적인 구성은 어떻게 되나요?
크게 3부로 기획했어요. 그 중 첫 번째를 연재하고 있고, 4~5개의 ACT로 구성될 예정이에요. 이 이야기가 끝나면 바로 2부로 넘어갈지, 다른 이야기를 할지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조금 쉽게 질리는 성격이라서요. 지금은 일단 1부를 끝내자는 마음으로 만화를 그리고 있어요.

작품을 그리는 데 영향을 준 만화가가 있나요?
어렸을 때 ‘바람의 나라’를 그린 김 진 작가님을 좋아했어요. 다양한 인물들의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과 연출 방식이 마음에 들었어요. 대학생이 되고 나서는 지금 같은 포털 사이트에 ‘설희’를 연재하고 있는 강경옥 작가님에게 영향을 받았어요. 소소하면서도 섬세하게 인물들의 감정선을 표현하는 점이 좋았어요.

어떤 만화가가 되고 싶나요?
예술가적인 느낌을 주는 만화가가 되고 싶어요. TV 프로그램에서 이소라와 조규찬이 노래하는 모습을 봤는데,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것을 진지하게 노래하는 모습이 정말 멋져보였어요. 그 분들이 자신이 본 세상을 노래라는 창을 통해 표현하듯이, 저도 만화라는 창을 통해 제가 본 세상을 보여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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