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인 이야기

간밤에 비가 내려서인지 유난히도 하늘이 흐릿했던 늦겨울 아침, 한산한 학교 정문 쪽 커피숍에서는 두 명의 여대생이 마주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유창한 한국말과, 패션 감각으로 언뜻 보기에 여느 한국인 학생과 다름없어 보였다. 이 들이 바로 이번 시대인 이야기의 주인공인 전체 유학생 부대표 헝거러(세무 09)씨와 중국 유학생 부대표 원은희(중문 09) 씨다. 이번 시대인 이야기에서는 이 두 사람에게서 ‘유학생 학생회’에 대해 들어보도록 하자.

유학생 학생회는 이전부터 있어왔지만 선거를 통해 회장을 선출하고 공식적인 기수를 달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지난해부터 6명의 학생이 1기 학생회를 조직하고 활동해 왔다. 유학생 학생회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원은희 씨는 “국제교육원 소속으로 유학생들을 관리해주시는 학부생, 대학원생 선생님이 계세요. 선생님들께서 유학생들 간에 친목도모와 교류를 위해서 학생회 활동을 해보는 것을 권유해주셨어요”라고 말했다.

유학생 학생회는 그 이름에 걸맞게 유학생들의 교류를 위해 작년부터 새로 입학하는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신입생 Ice Breaking’을 기획하기도 했다. 일 년에 한 번 있는 ‘유학생 MT’도 유학생 학생회에서 추진하는 주요 행사 중 하나다. 이들은 앞으로 ‘UOS 서포터즈’를 모집해서 새로 입학하는 유학생들이 새로운 환경에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예정이다. UOS 서포터즈는 재학생 유학생이 신입생 유학생을 대상으로 1:1 멘토링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헝거러 씨는 “유학생의 어려움은 유학생이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미 시행되고 있는 UOS 버디보다도 더 실질적인 효과가 있을 것 같아요”라며 기대를 드러냈다. 또한 유학생 학생회에서는 ‘우리대학 학생들과 좀 더 가까이에서 소통하자’는 취지에 맞게 유학생들만의 활동 외에도 한국 학생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 5월 대동제에서는 여러 나라의 전통음식을 체험할 수 있는 부스를 만들어 운영하기도 했다.

이렇게 다양한 활동을 하지만, 유학생 학생회 활동에는 어려운 점도 많다. 먼저 유학생 학생회는 학생회실이 없다. 아직 공식적으로 시작한지 1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실적이 뚜렷하지 않아 학교의 지원이 없었던 것이다. 학생회실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내려오는 지원금도 아직 없는 상태다. 총학생회와의 연계에도 어려움이 있다. 헝거러 씨는 “총학생회에 외국인 부서를 둘 수 있는지 요청 해보았어요. 하지만 총학생회에서는 아직 여성 부서도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라 더 논의해 보아야 한다고 했어요”라며 아쉬움을 털어놨다.

마지막으로 원은희 씨는 “유학생들은 교환학생들과달리 한국학생처럼 학교생활을 해야 하기 때문에 힘든 생활을 보내고 있어요. 수업 면에서도 따라가기 힘든 부분이 많아서 한국인 재학생들이 많이 도와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