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보는 사회_ 자전거 탄 소년

청소년 문제가 하루이틀 일은 아니지만, 최근 심각해졌다는 의견이 많다. 청소년에 의한 감금 폭행, 집단 성폭행 등 강력 범죄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를 막기 위해 범죄를 일으킨 청소년에 대해 보다 강력한 처벌이 가해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처벌의 수위를 높이는 것만으로는 완전히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그들이 왜 그런 문제를 일으켰는지 영화 <자전거 탄 소년>에서 그 힌트를 발견할 수 있다.

이 영화는 가정과 사회로부터 외면당한 한 소년에 관한 이야기다. 보육원에서 사는 ‘시릴’은 헤어진 아버지와 하루빨리 만나 다시 함께 살고 싶어 한다. 하지만 아버지는 아무런 말도 없이 이사를 가버린다. 수소문 끝에 겨우 아버지를 찾아낸 시릴에게 돌아온 것은 다시는 자신을 찾지 말라는 차가운 대답뿐이었다. 상처받은 시릴은 공격적으로 변한다. 자신의 자전거를 훔치려는 소년을 끝까지 따라가 응징하고, 나쁜 친구의 꾐에 넘어가 강도 짓을 하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자신을 돌봐주는 위탁모 ‘사만다’의 팔을 가위로 찌르기까지 한다.

불안한 자아를 가진 청소년은 자신을 인정해줄 사람이 필요하다. 보통은 부모가 그 역할을 하지만 시릴에게는 그런 부모가 없었다. 따라서 자신을 인정해주는 친구에게 쉽게 마음을 주고, 범죄를 일으킨 것이다. 우리의 청소년들도 가정에서 인정받기는 쉽지 않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청소년들은 학교 성적이라는 하나의 지표만으로 평가받는다. 모두가 좋은 결과를 낼 수 없기에 모두가 인정받을 수는 없다. 학교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불안한 청소년들은 집단을 이루고 그 속에서 안정감을 찾게 된다. 따라서 집단에 속하지 못하는 것을 몹시 두려워하고, 집단에 속하지 못한 사람을 공격하기도 한다. 자신이 그런 상황에 빠지는 게 두려운 나머지 타인을 공격함으로써 자신의 위치를 지키려는 것이다. 이런 행동은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인 집단 따돌림과 학교 폭력 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흔들리지 않는 청소년은 없다. 그런 청소년을 옆에서 잡아주는 일은 어른의 몫일 것이다. 범죄를 저지르고 도망쳐온 시릴에게 사만다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다시 돌아온 시릴을 조용히 받아주었을 뿐이다. 영화의 마지막, 시릴의 달라진 모습은 아마도 조용히 자신을 받아준 사만다 덕분일 것이다.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