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사회에서 SKY의 학벌 장벽은 여전히 견고했다. 지난 2010년 9월 14일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가 발표한 ‘대학별 모교·타교 출신 교원현황’에 따르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의 모교 출신 전임강사 이상 교원 비율은 76.9%였다. 서울대는 전체 교원 1,747명 중 모교 출신이 88.7%인 1,549명으로 가장 심했다. 연세대는 1,366명 중 1,046명(76.6%), 고려대는 1,247명 중 760명(60.9%)으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서울대를 제외한 전국 지방 국립대학의 평균 모교 출신 교수채용 비율은 26%로 낮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주요 지방 국립대 가운데 전남대만이 50.2%로 절반을 넘었으며, 경북대(48%), 부산대(40.4%), 전북대(40%), 충남대(28%) 등으로 조사됐다. 특히 한국교원대(8%)와 목포대(5%), 순천대(5%), 강릉대(4%), 안동대(3%) 등은 모교 출신 교수임용 비율이 한자릿수에 불과했다. 일부 지방 국립대는 모교 출신 교수보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이른바 SKY 출신의 교수들이 다수라는 분석이다.


사실상 무용지물인 교원쿼터제

다른 대학 출신들에게 진입장벽을 쌓는 대학가의 교수 채용 풍토는 국정감사 등을 통해 여러 차례 지적되어온 문제다. 국·공립대 교수는 물론 사립대 교수에게도 적용되는 현행 ‘교육공무원 임용령’에는 “특정대학의 학사학위 소지자가 채용인원의 3분의 2를 초과하지 아니하도록 하여야 한다”라는 규정이 있지만 대학들은 크게 개의치 않고 있다. 2007년의 자료와 비교해 봤을 때 서강대는 38.3%에서 40.2%로 2%가량 모교 출신 교수 비율이 늘었고, 고려대와 이화여대는 같은 기간 동안 0.2%포인트 늘었다. 이렇다 할 제재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교과부에서는 이를 방치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학사회 순혈주의 팽배

지방 국립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수료한 오 모(33)씨는 고민 끝에 지난해 12월 취업준비를 시작했다. 그동안 교수임용을 바라보며 공부를 해온 그는 지방대 출신이라는 제약 때문에 교수임용의 기회가 적고, 어려운 집안 형편 등 을 고려했을 때 취업준비를 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는 “소위 SKY 출신이 아니고선 교수에 임용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 보다도 어렵다. 주변에도 이미 취업전선에 발을 들여놓은 교수지망생들이 많다”며 학벌의 진입장벽이 높은 현실을 꼬집었다. 또한 그는 “치열한 토론과 논쟁을 통해서 학문의 발전이 이뤄져야 하지만, 선후배 관계로 이어지는 패거리문화 풍토 속에서는 자유로운 학문적 토론이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라며 소위 순혈주의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우리대학 현실, SKY 출신 교수 약 64%

우리대학도 SKY의 ‘학문 헤게모니’에서 자유롭진 못했다. 우리대학에 현재 재직 중인 전임교수 347명 중 서울대 학사 출신 교수가 178명으로 50%를 넘고, SKY 출신 교수는 약 3분의 2 정도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한 우리 대학의 모교 출신 전임교수는 34명으로 10%를 넘지 못했다. 우리 대학 전임 교수들의 학사 출신교를 단과대 별로 살펴보았을 때, 현상이 가장 심각한 곳은 인문대였다. 인문대에 재직 중인 전임교수 34명 가운데, 24명이 서울대 출신이었고, 연세대, 고려대 출신이 각각 3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인문대 교수 88.2%가 SKY 출신인 셈이다. 학과별로 살펴보면 국어국문학과, 중국어문화학과, 도시사회학과 세 개 학과는 전임교수 모두가 서울대 출신이었고, 기계정보학과와 생명공학과도 전임교수 10명중 9명이 서울대 출신이었다. 익명의 인문대 대학원생은 “자교 출신 연구자 혹은 학자를 배출하기 위해서 학교 측의 제도적인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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