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듀오 ‘DR.1008’ 인터뷰 심은솔(경영 06)-최상준(26)

빠빠라밤밤빠빠빠빠. 홍대클럽에서 울려 퍼지는 신나는 일렉트로닉 음악의 주인은 가수가 아닌 DJ! 클럽에서 신나게 음악을 듣다보면 문득 DJ는 어떤 사람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언젠가 우리대학에도 유명한 DJ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수소문 끝에 DR.1008[닥터일공공팔]이라는 DJ듀오를 찾을 수 있었다.
DR.1008은 첫 음반이 일본 최대 일렉트로닉 음악 사이트인 Wasabeat에서 우리나라 아티스트 최초로 Electro House 차트 7위에 올랐다. 이후 유럽의 유명 음반 레이블 회사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등 대한민국 DJ계의 샛별로 떠올랐다. DR.1008의 심은솔(경영 06)씨와 최상준(26)씨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DR.1008 소개를 부탁합니다.
은솔: 저는 우리대학 경영학부 06학번 심은솔입니다.
상준: 저는 26세 최상준이에요. 저희는 일렉트로닉 음악을 만드는 프로듀서이고, 디제잉도 하는 DJ듀오예요.

DJ를 하기 전에는 무슨 일을 하셨고, 어떤 계기로 음악을 시작했나요?
은솔:
저는 우리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는 학생이었어요. 하지만 저는 별다른 목표없이 대학에 진학했어요. 그래서인지 자연스레 학업과 멀어졌어요. 노는 것이 좋아서 놀기 위한 돈을 벌기 위해 홍대에 있는 클럽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그러면서 DJ라는 직업에 관심을 갖게 됐죠. 그 때부터 음악공부를 시작했고, 소질이 있는 것을 깨달았어요.
상준: 저는 고등학교 때까지 태권도를 했어요. 하지만 대입에 실패해서 다른 길을 찾아야 했어요. 그래서 먼저 군대에 갔고, 전역한 뒤 무엇을 할지 고민하다가 일렉트로닉 음악을 하고 싶단 생각이 들었어요. 듣기만 하던 일렉트로닉 음악을 직접 만들면 재밌을 것 같았기 때문이에요.

DR.1008은 어떻게 결성하게 됐고, 그 이름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상준:
일렉트로닉 음악을 배우고 싶어서 친구의 소개로 은솔이 형을 만나게 됐어요.
은솔: 그 당시 저도 배우고 있는 단계였지만 조금씩 공부하면서 상준이를 가르쳤어요. 그렇게 같이 음악공부를 하다가 팀을 만들어 음악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DR.1008이란 이름으로 DJ 듀오를 결성하게 됐죠. DR.1008은 저희 예명의 합성어에요.
상준: 저의 예명은 draperhythm이에요. draper는 휘감아서 입는 그리스 고대 의복이고, 거기에 rhythm을 합쳐 ‘리듬을 휘감다’라는 뜻을 만들었어요.
은솔: 저의 예명은 10월 8일 제 생일인 1008이에요. DR.1008에서 draperhythm의 DR과 1008을 합쳐 DR.1008이 됐어요.

대학을 다니고 싶은 생각은 없으세요?
상준:
다니면 좋겠죠. 하지만 혼자 공부하면 내가 하고자 하는 부분에 더 잘 집중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진짜 음악만 하고자 한다면 다른 일을 하는 시간은 아깝다고 생각해요. 음악에 집중할 수 있다면 대학은 안 다녀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은솔: 제가 좀 더 부지런한 성격이었으면 학업과 음악을 모두 했을 거예요. 하지만 저는 음악과 학업을 병행하기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휴학 중이고 학업보다 음악공부를 더 하고 싶은 마음뿐이에요.

DR.1008은 음악을 왜 하나요?
상준:
좋아서 하죠. 처음에 음악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즐거움’ 때문이에요. 클럽에서 음악을 들으며 저도 다른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음악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은솔: 고민 끝에 나온 아이디어를 음악으로 표현해 내는 것에서 창작의 희열을 느낄 수 있어요. 그 기쁨 때문에 음악을 하게 돼요. 또 제가 죽더라도 제가 만든 음악은 남아서 그대로 존재하잖아요? 세상에 조금이나마 흔적을 남기고 떠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음악을 만들고 있어요.

DR.1008이 음악을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은솔:
저희가 항상 음악에 담는 메시지는 하나에요. “달리자!” DR.1008의 음악을 듣는 사람들 모두가 스트레스를 풀고, 다시 삶을 향해 달려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국내에는 해외에 비해 유명한 DJ들이 많지 않은데, 그 이유는 뭘까요?
상준:
국내에 실력있는 DJ 분들이 생각보다 정말 많아요. 해외에서 인정받은 분들도 많은데 아직 국내의 대중들이 일렉트로닉에 관심이 없는 것 같아요. 일렉트로닉 음악을 클럽노래라고 생각하고 꺼리는 사람도 있어요. 클럽이 음악을 들으러 가는 곳이라기보다 놀기 위해 가는 곳이란 인식이 많잖아요.
은솔: 맞아요. 대중들이 일렉트로닉을 ‘이런 음악도 있구나’라는 생각으로 접해보셨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아직 일렉트로닉 음악은 대중적이지 않은 것 같은데요?
상준:
90년대 힙합이 국내 들어왔을 때 흑인음악이라 한국에서 유행할 수 없을 거라 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대중적인 음악으로 자리 잡았죠. 일렉트로닉 음악도 아직 초기 단계인 거 같아요. 언젠가는 일렉트로닉 DJ들이 가요무대에 나와 음악을 트는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해요.

최근 활동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상준:
<Taekwondo태권도>라는 곡이 지난달 말에 나왔어요. 이 곡은 한국어를 샘플링한 실험적인 앨범이에요. 아마 한국어가 들어간 일렉트로닉 음악은 거의 없을 거예요. 태권도와 한글을 컨셉으로 설정한 이유는 해외에 대한민국과 DR.1008을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은솔: 국내 최고의 일렉트로닉 뮤직 프로듀서와 DJ분들의 리믹스도 수록돼 있어요. 해외 발매도 준비하고 있죠. 이달 말에는 유럽레이블을 통해 두 곡을 발매할 예정이에요. 그리고 5월에는 한국에서 열리는 World DJ Festival 2012에서 공연을 해요. 그렇지만 공연보단 프로듀싱에 집중하고 싶어요.

사진_ DR.1008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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