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RITAS_베리타스는‘지혜 또는 진리’라는 뜻입니다.

늘 우리에게 큰 웃음을 주었던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이하 무도)>이 6주째 결방됐다. 1월 28일 방영된 ‘하하vs홍철 두 번째’편을 끝으로 MBC 노조가 30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하하와 홍철의 마지막 대결을 보기 위해 주말만을 기다려왔던 시청자들은 계속되는 무도 결방에 속상해하고 있다. 인터넷상에는 ‘무도 결방 언제쯤 끝나나요?’, ‘하하vs홍철 보고 싶어요’등 네티즌들의 불만이 계속해서 쌓이고 있다. 무도뿐만 아니라 <해를 품은 달>, <무신> 등의 드라마들 또한 제작진이 총파업에 동참하며 결방돼 시청자들의 프로그램 ‘앓이’는 더욱 가중 되고 있다.

지난 1월 30일 총파업을 시작한 MBC 노조에 이어 KBS 새노조(전국언론노조 한국방송본부)도 지난 6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갔다. YTN 노조 또한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총 3일간의 파업을 실시했다. 방송사들이 동시 파업한 것은 1997년 노동악법 반대, 2009년 언론관계법 날치기처리 항의 파업 이후 세 번째다. 언론계에 굵직굵직한 사건이 있을 때마다 방송사 노조들은 함께 파업을 외쳤다. 세 방송사 노조의 이번 공동파업 또한 현재 언론이 처한 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파업을 하는 세 방송사 노조의 요구 사항은 공정방송 복원과 낙하산 사장 퇴진, 해고자 복직이다. 특히 이명박 정부의 언론 장악에 대한 공정방송 훼손이 주요 파업 이유로 꼽히고 있다. 이들은 이명박 대통령이 자신과 가까운 인사들을 방송사에 배치해 ‘낙하산 사장’을 만들었으며, 이로 인해 정권에 불리한 보도나 현 정부의 실정을 짚는 기사는 거의 보도할 수 없게 됐다며 비판하고 있다. 실제로 이명박 정부는 2008년 7월 이명박 대통령의 선거캠프 특보 출신인 구본홍 씨를 YTN 사장에, 2009년 11월에는 이명박 대통령 선거참모였던 김인규 씨를 KBS 사장으로 선임했다. 2010년 2월에는 친 한나라당 성향의 김재철 씨를 MBC 사장으로 앉혔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총파업에 대해서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이들도 있다. 방송인들의 파업이 단순히 그들의 밥그릇을 키우기 위한 싸움이 아니냐는 비판이다. 하지만 이는 지난 4년간 보이지 않게 이뤄졌던 방송사 내부의 탄압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시청자들은 보이는 것밖에 볼 수 없지만, 방송인들은 그렇지 않다. 올바른 목소리를 내고자 했던 그들의 노력은 데스크 과정에서 무참히 짓밟혔고, 정부의 입맛에 맞는 보도만이 방송 전파를 탈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방송인들이 부끄러움과 안타까움을 느꼈을지는 불 보듯 뻔하다.

오죽했으면 예능 프로그램 PD들과 드라마 PD들이 시청자들의 불평·불만을 불사한 채 파업에 동참했을까 싶다. 그들의 파업은 더 이상 정부의 언론 장악을 참을 수 없다는 그들의 마지막 보루며, 참된 용기다. 시청자들은 이제 단순히 프로그램 ‘앓이’보다는 방송인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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