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여론

작년 11월 21일에 발간된 서울시립대신문 628호에 ‘재학생 구독률 55.8%, 서울시립대신문 발로 뛰겠소’라는 제목의 기사가 있었다. 신문사는 우리대학 재학생 181명, 교수 25명, 교직원 46명 총 25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토대로 학보 구독률에 대한 분석과 ‘발로 뛰겠다’는 나름의 해결책을 내어 놓았다. 기사를 재인용 해보면 서울시립대신문을 읽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홍보부족’(42%)이었다. 대다수의 학생들이 서울시립대신문 홈페이지와 서울시립대신문 광장배너를 모르는 것은 고사하고 심지어 신문이 놓여 있는 배포대의 위치조차 알지 못하고 있었다.

신문사에서는 재학생 구독률을 55.8% 수준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현재 2학년에 재학 중인 필자가 지난 1년을 경험한 바로는 10% 미만 정도만이 서울시립대신문에 관심이 있고 꾸준히 구독하고 있다고 감히 생각한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재학생은 겨우 181명에 불과하다. 전교생 8,000명을 대변한다고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숫자이다. 서울시립대신문은 격주에 한 번 발간하는데, 가장 최근 신문이 발간된 3월 12일로부터 열흘 이상 지난 지금까지 인문학관, 미래관, 법학관 등 각 건물 배포대에는 아직도 상당량의 신문이 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신문사의 조사결과대로 55.8%의 구독률이라면 배포대 위에 있는 신문이 절반 이상 줄어들었어야 한다. 과연 그럴까.

사실 지금 이렇게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는 필자도 작년 10월 이전까지는 ‘전혀 관심 없는’ 44% 중 한 명이었다. 10.26 서울시 보궐선거의 열기가 한창 달아올랐을 당시 학생회관 앞을 지나다가 우연히 박원순 후보와 나경원 후보의 공약을 비교해 놓은 기사를 보고 흥미를 갖게 됐다. 인문학관 로비 배포대에 놓여 있는 신문을 하나 챙겨 집에 가서 꼼꼼히 읽다보니 다른 기사들도 유익하고 재미있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처음에는 필자도 막연히 ‘재미없고 따분한 학내 소식’ 등을 다루는 정기 간행물 정도로만 생각했다. 조사결과대로 ‘어디서’, ‘어떻게’ 볼 수 있는지도 몰랐고, 무슨 내용을 다루는지,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는 아예 관심조차 없었다. 그런데 한 번 신문을 집어 들고 꼼꼼히 읽고 난 후에는 그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지금은 신문이 발간되자마자 집에 가져가 부모님께 보여드릴 정도다.

필자가 재학 중인 국어국문학과 11학번 동기 중에는 3명의 기자가 있다. 처음에는 눈코 뜰 새 없이 인터뷰하러, 편집하러, 발간하러, 배포하러 뛰어다니는 그들을 보면서 부질없는 짓이라 생각했다. 읽지도 않을 신문을 만들러 뛰어다니는 모습이 안타깝기까지 했다. 그러나 이제는 그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은 것임을 알았다. 학내 소식은 물론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으로 뜨거운 감자를 항상 유익하고 알기 쉽게 풀어서 전달해주는 것이 어느 주요 일간지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서울시립대 ‘학생’으로서 ‘학생들’에게 적극 권해주고 싶다. 물론 이 글을 읽는 독자가 55.8% 이상일지는 미지수겠지만.

엄상혁(국어국문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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