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징동물을 선택하는 것은 대학의 이미지를 알릴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가장 많이 대학의 상징물로 선택된 동물은 무엇일까. 주인공은 바로 4개 대학의 상징동물인 ‘말’이었다. 서울시내 41개 대학을 조사한 결과, 상징동물을 갖고 있는 대학은 21개였다. 말의 뒤를 이어 많이 선택된 동물은 황소, 사자, 호랑이, 청룡, 사슴으로 2개 대학에서 선택됐다. 다른 쟁쟁한 동물들을 제치고 말이 최다득표를 차지한 이유는 진취적인 기상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나아가는 추진력을 지닌 말의 이미지를 통해 학교의 특성을 표현하고 있다.

 대학이 상징동물을 정하는 데는 교육철학, 이념, 지역특성, 역사성 등이 반영된다. 하나의 동물에 이 모든 특성을 전부 담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어떤 특성을 선택할지가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대학들이 주로 반영하는 특성은 지역특성이다. 지역을 상징하는 동물을 대학의 상징동물로 선택하는 것이다. 강원도에 있는 대학이 반달곰을, 황해에 소재한 대학이 황룡을 사용한 것이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지역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고 지역 대학으로서의 이미지를 강조할 수 있지만, 대학의 교육철학이나 이념이 반영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다음으로 대학의 이념을 담고 있는 동물을 사용하는 대학도 있다. 주로 종교적 이념이나 민족적 가치를 동물을 통해 나타낸다. 기독교이념을 갖고 있는 대학은 희생을 상징하는 양을 선택하고, 불교이념을 가진 대학은 선함과 지혜의 이미지를 담고 있는 코끼리를 상징동물로 사용한다. 우리나라의 정서와 닿아있는 동물인 호랑이, 곰 등을 통해 민족적인 정신을 강조하는 대학도 있다. 마지막으로 동물 고유의 상징을 사용하는 대학이 있다. 독수리나 매 등 맹금류가 가진 용맹함, 민첩성을 통해 대학의 이미지를 표현하려는 것이다. 이런 경우 주로 동물의 물리적인 힘을 강조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황소, 사자, 호랑이 등 맹수의 강함을 대학의 이미지로 가져오는 것이다.

▲ 우리대학 상징동물인 장산곶매, 1989년 앙케이트 조사 결과, 가장 많은 득표를 차지해 상징동물로 선정됐다. 한국적 이미지와 용맹성을 지녔다는 점이 선정 이유였다.

글·사진_ 김태현 기자 gep44@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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