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동창회장은 우리대학 동문을 대표하는 동시에 동문들의 얼굴이다. 현재 총동창회장은 (주)휘일의 대표이사인 유태승(환경원예 71) 동문이다. (주)휘일은 자동차 에어컨 부품을 만드는 회사로 업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맨땅에 혼자 힘으로 큰 회사를 일궈낸 유태승 총동창회장. 이제는 학교의 발전과 동문들의 의기투합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는 그를 만나봤다.  - 편집자주

유태승 총동창회장

학교와 동문을 잇는 가교, 총동창회

총동창회장이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총동창회는 약 5만여 명의 동문을 중심으로 조직된 단체예요. 저는 동문들이 모교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을 가질 수 있도록 총동창회 조직을 강화하는 역할을 해야 하죠. 또한 모교 발전을 위해 동문들이 함께 협력하고 동반자적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앞장서고 있어요.

총동창회장이 되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돈도, 여유도 아무것도 없던 시절 전력투구로 인생을 살아왔어요. 살기 위해 열심히 일만했죠. 사실 먹고살기 바쁘다 보니 잠시 학교를 잊어버리고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 하고 있는 사업이 업계에서 인정을 받고, 젊은 시절을 뒤돌아보니 모교에 대한 애정이 다시 살아났죠. 모교 발전을 위해 조그만 일이라도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쯤 주변에서 총동창회장직을 맡아 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권유했죠. 처음에는 그동안 바쁘게 사느라 학교에 신경도 못썼는데 어떻게 총동창회장직을 맡을 수 있냐고 반문했어요. 하지만 학교를 위한 열정만 있으면 된다고 말하며 추천을 해 결국 영광스러운 마음으로 총동창회장을 맡게 됐어요.

총동창회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사실 학교를 이끌어나가는 것은 학교의 집행부인 총장, 교수, 사무직원, 학생이에요. 총동창회는 집행부가 학교를 잘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뒤에서 밀어주고, 어떤 때는 앞에서 끌어당겨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또한 동창회라는 존재가 우리대학의 많은 동문들을 연결시켜 줄 수 있는 가교 역할을 해야 하죠.

동문들이 의기투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쉽지만 우리대학은 아직까지 동문의 힘이 약해요. 예전부터 우리대학이 등록금은 저렴했어요. 머리는 좋은데 가난한 사람들이 우리대학에 왔었죠. 그래서 대부분의 학생들이 큰돈을 벌 수 있는 사업보다는 안전한 직장을 택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하지만 우리대학의 동문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성실히 일하고, 우리대학의 이미지가 좋아지면서 위상이 높아지고 있어요. 앞으로 10년 안에 사회에서 큰 영향력을 갖는 동문들이 많이 생길 것이라 의심치 않아요.
동문끼리의 만남, 재학생들과 동문 선배들과의 지속적인 만남은 학교와 동문의 발전에 바람직해요.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동문끼리 모이면 서로 어려운 일이 생길 때 도와줄 수 있어요. 또한 재학생들은 사회에 진출한 선배들을 만나 조언을 구할 수도 있죠. 제가 종사하는 제조업의 경우 매스컴에서 말하는 것과 실제로 다른 점이 많아요. 직접 만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정보를 얻기 위해 동문 선배를 만나고, 자신이 하고 싶은 분야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는 것도 좋죠.
올해 12월 달에 환갑을 맞아요. 환갑을 기념해 지금까지 써놓은 시로 시집을 만들 예정이죠. 이 시집에는 아주 특별한 의미가 있어요. 삽화, 편집, 제본 등 모든 제작 과정을 우리대학 동문들이 참여하죠. 일부러 동문친구들과 함께 의미 있는 시집을 내기로 했어요. 다른 동문들도 이렇게 서로가 힘을 합해 의미 있는 일을 했으면 좋겠어요.

총동창회장이 동문을 대표하는 자리인 만큼 부담감이 클 것 같아요. 어떠신가요?

총동창회장직을 맡은 이후로 아무래도 행동을 조심하게 되는 것 같아요. 만약 제가 어디 가서 예의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서울시립대 동창회장이 뭐 이래?’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니까 행동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게 돼죠. 그래서 솔직히 부담을 느끼기도 해요. 하지만 그만큼 내가 행동을 잘하면 우리대학의 이미지가 좋아질 수도 있으니 책임감도 느껴요.

 

▲ 2012년 1학기 동문장학위원회 장학증서 수여식

복을 만드는 사람이 되길

학교 선배이자 인생의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조언해 주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조복(造福)이라는 단어를 좋아해요. 조복을 한자 그대로 풀어 써보면 ‘복을 만들다’라는 의미가 돼요. 복을 만들기 위해서 해야할 일은 복 받을 행동을 하는 것이에요. 평소에 남에게 잘해주다 보면 그 사람이 나에 대한 좋은 생각을 갖게 되죠. 만약 내가 어려운 상황에 처하거나 도움이 필요할 때 내게 좋은 생각을 갖고 있으면 선뜻 도움의 손길을 보내죠. 평소에 복 받을 행동을 해 놓은 사람은 그것 때문에 잘 되는 것이고 평소에 나쁜 행동을 많이 한 사람이면 그 반대가 되죠.
또한 저는 학생들이 실패를 무서워하지 않았으면 해요. 실제로 넘어지면서 배우는 것이 걸어가면서 배우는 것보다 더 많아요. 실패를 해보는 것만큼 훌륭한 공부는 없어요. 실패하면서 배우는 것은 뼈저리게 느끼면서 배우기 때문에 실패만큼 훌륭한 교사는 없다고 생각해요.
대학에서는 점수를 평가할 때 시험 점수의 평균을 내요. 인생도 똑같이 평균을 냈으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그렇지 않아요. 인생에 점수를 매기고자 굳이 과목같이 분류해보면, 건강, 물질, 재능, 실력 등으로 분류해 볼 수 있죠. 모두 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 중요한 것들이에요. 돈이 아무리 많고 머리가 좋아도 건강이 나쁘면 그 사람의 점수는 빵점이에요. 특정분야에서 점수가 뛰어나도 점수가 낮은 하나를 메꾸기 힘들어요.
이처럼 세상일들은 자신이 가장 부족한 부분으로 평가될 때가 있어요. 그래서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나가야지 잘된 부분만 계속 해나가면 안돼요. 어느 병에 물을 채우고 싶은데 구멍이 뚫려 있으면 가장 낮게 뚫려있는 부분까지만 물이 차죠. 그 구멍을 하나씩 메꿔가야지 물을 더 많이 담을 수 있어요. 사업이나 인생의 모든 것이 제일 부족한 부분으로 계량화 된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억울하지만 현실이에요. 그래서 제가 만약 학창시절로 돌아간다면 가장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나갈 것 같아요.

앞으로 우리대학이 어떻게 발전했으면 좋다고 생각하시나요?

제가 학교를 다닐 때는 친구들끼리 속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고, 서로 간에 정이 많았어요. 지금보다 좀 더 정서적으로 안정됐다고 말할 수 있죠. 하지만 요즘 대학생들을 보면 정이 부족한 것 같아 너무 아쉬워요. 요즘 학생들은 사람을 볼 때 자신의 인생에 도움이 되는지만을 살펴보는 것 같아요. 특히 물질, 능력 등 그 사람의 외향적인 것만을 바라보죠.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내면, 즉 마음이에요. 사람을 사귈 때 중요한 것은 외모, 능력, 재력 등 외향적인 것이 아니라 말이 통하고 나와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인가 하는 것이에요. 외향적인 것도 충족시킨다면 좋겠지만, 우선돼야 할 것은 내면이에요.
따라서 대학교육이 외적인 스펙을 강조하기 보다는 내면의 모습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해요. 대학은 지성인을 가르치는 중요한 교육기관이에요. 만약 대학생이 상대방을 깔보고, 무시하고, 남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면 대학교육 자체가 잘못된 것이죠. 저는 우리대학 학생들이 외형적인 것보다 내면적인 모습, 마음의 향기가 나는 학생들이 되기를 바라요.

정리·사진_ 오새롬 기자 dhdh6957@uos.ac.kr
사진_ 서울시립대 총동창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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