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여대 이광자 총장 끝내 불출마 선언해

지난달 4일 서울여대 학생누리관 건물 벽에 ‘서울여대의 미래를 걱정하는 교수들의 선언문’이 붙었다. 12년 동안 총장을 역임해온 이광자 총장의 4선 출마를 반대하는 내용의 대자보였다. 4월 4일 교수들의 선언문으로 불거진 이광자 총장 사태는 두 달여 남짓 계속되다 지난 24일 이 총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일단락됐다.
 
지난 2000년 제4대 총장 선출 당시 ‘총장추천위원회’(이하 총추위)가 만들어졌다. 현재 총추위는 ▲교수 7명 ▲동문대표 2명 ▲ 직원대표 2명 ▲대한예수교장로회에 속한 목사 장로인 교계대표 2명 ▲사회에서 덕망 받는 유지인사 2명 총 15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광자 총장은 2000년 제4대 총장으로 취임해 현재까지 역임해왔다. 하지만 2000년 창립된 당시부터 현재까지 총추위에 대한 학생대표의 참여는 항상 배제돼 왔다.

 

서울여대 학보사에 따르면 이광자 총장의 3선 연임은 ▲대학기구의 잦은 변동문제 ▲대학원 축소 ▲학교발전기금모금 한계와 법인기여도 부실 ▲비전 제시에 있어 무능력 문제 등을 낳았다. 교수사회는 문제의 개선을 요구해왔으나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았고, 이에 총장의 리더십이 추락했다고 판단했다. 그 결과 4선 출마를 반대하는 선언문을 학내 곳곳에 붙이게 된 것이다.

지난달 4일 이 사실을 처음 알게 된 학생들 또한 ‘사학공언(4·4사태와 학교걱정에 공부 못하는 언니들의 모임)’을 구성해 대자보를 붙였고 교수 선언문 옆에 포스트잇을 게시해 교수들의 주장을 지지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사학공언의 일원인 이예슬(서울여대 3)씨는 “익명게시판에서 만난 사람들이 모인 사학공언은 학생의 자치권을 찾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우리의 목표는 이광자 총장의 불출마가 아니다. 우리대학 학생들의 자치권을 되찾기 위해 앞으로도 활동할 계획이다”라며 포부를 전했다.

지난 15일 스승의 날에는 교수들이 이 총장의 4선 출마를 반대하는 피켓을 들고 캠퍼스를 행진하는 일도 있었다. 총장이 불출마 선언을 하지 않을 경우엔 18일 개교기념식이 진행되는 대강당에서 외부 인사들 앞에 나와 구호를 외칠 계획이었다. 하지만 17일 식이 취소, 무기한 연장됐다.

결국 지난 24일 이광자 총장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는 보다 밝은 미래의 대학을 원했던 학생들과 교수들의 끊임없는 노력에에 대한 결실일 것이다. 교수협의회 대표 노봉수 교수는 “소통의 문화를 통해 조그마한 문제들이 신속하게 해결됐더라면 이렇게 힘든 시간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대학뿐만이 아니라 다른 대학 또한 학교를 이끄는 리더가 충분한 소통의 문화를 조성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소감을 밝혔다.

글·사진_ 이설화 수습기자 lsha22c@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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