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운동장을 관리하는 김숭제 씨

우리대학 대운동장은 언제나 축하는 사람들로 가득 찬다. 그 열정적인 형장 너머에는 우리대학 상징물인 장산곶매의 눈처럼 학교의 운동장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이 있다. 바로 김숭제(68) 대운동장 관리인이다. 그의 날카로운 눈빛이 불로온 차가운 첫인상에 대한 오해는 대화를 통해 차차 녹아갔다.

그는 3년전 주차관리요원으로 채용되면서 우리대학과 인연을 맺었다. 잊지 못할 에피소드가 있었냐는 물음에 그는 매일매일이 에피소드고 하루하루가 새롭다며 특별한 일화를 소개했다. "운동장 이용수칙을 모르는 외부인들과 마찰이 종종 일어나요. 한 번은 저보다 나이가 한참 어린 분이 저보고 싸우자며 정문 밖에서 기다리겠다고 했어요. 저는 여기서는 근무자지만 교문 밖으로 나가면 나도 똑같은 시민이라고 하며 정문 밖으로 가겠다고 했지요. 하지만 정문 밖으로 가니 아무도 없었어요"라며 조금은 황당했던 경험을 말했다.

그는 이런 마찰이 한두 번이 아니라며 그 때마다 사람들을 설득하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저 자신을 셰퍼드에 비유해 설명해요. 주인이 꼬리치라고 하면 꼬리치고, 짖으라 하면 짖는 셰퍼드 말입니다. 저는 셰퍼드와 마찬가지로 위에서 지시를 내린 대로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보통 이렇게 비유를 하면 멋쩍어 하면서 다들 이해를 하더라구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운동장을 관리하면서 학생들에게 조언을 해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늙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미래를 모르지만 저는 젊은 시절을 겪었기 때문에 어떠한 것이 더 나은지를 알 수 있어요. 학생들에게 제가 했던 좋은 경험, 나쁜 경험들을 들려주고 싶어요"라며 학생들에 대한 사랑을 내비쳤다.

우리대학 학생들이 자신과 함께 지내면서 책임감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고 말하는 김숭제 씨. 그는 학생들을 위해 사소할지도 모르는 운동장 예약 및 퇴실 과정을 철저하게 관리한다. 김숭제 씨는 "이런 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사회에나가서도 에티켓을 지킬 수 있게 하는 것이 제 목표에요. 이러한 모습이 제가 철저하다는 소문을 많이 듣게 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간혹 학생들이 운동장을 어질러놓고 가면 동영상 촬영을 해 해당 학생들에게 당신의 아름다운 작품이라며 장난스럽게 동영상을 보낸다. 학생들은 멋쩍어하면서 안 그러겠다고 다짐을 한다고 한다.

그는 학생들이 뛰는 모습을 보면 같이 젊어지는 것 같아서 좋다며 미소를 띠었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냐고 물어보니, 그는 "요즘 학생들이 도전의식을 잃어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워요. 크게 깨지면 실망도 상처도 크지만, 그 상처를 잘 다독거리면 크게 얻는 것이 있습니다. 도전해서 깨져보세요. 깨져봐야 깨지지 않는 방법도 찾게 되고 더 큰 도전을 이뤄낼 방법도 터득하게 됩니다"라고 말했다. 운동장을 내 몸처럼 관리하고 학생들을 내 자식처럼 생각하는 김숭제 씨. 그가 있기에 우리학교 운동장과 학생들이 평화롭고 화목한 만남을 이어 가는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