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영화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사회부 장국영 기자와 김홍진 기자의 맞장토론!

장 : 영화 <두 개의 문>은 제목 그대로 용산참사가 발생한 남일당 건물의 4층 문 2개를 의미하지. 어느 문이 옥상으로 향하는 문인지도 몰랐기 때문에 급하게 진압작전을 전개하던 경찰들은 두 개의 문에 달려들었지. 두 개의 문은 곧 경찰의 무리한 진압작전을 상징해.
김 : 경찰이 무리하게 진압을 강행했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 경찰 측은 농성자들이 건물을 점거하고 옥상에서 화염병과 골프공 등을 도로에 투척하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어. 그래서 경찰특공대를 투입해 신속히 제압을 시도한 거지. 법원 역시 경찰의 손을 들어줬어.
장 : 그런데 검찰 측은 경찰의 수사기록 일부를 농성자 측 변호인단과 언론에 공개하지 않았어. 즉 그건 뭔가 숨기고 있다는 의미야. 또 경찰의 주장과 달리 최초로 화염병이 투척된 시간보다 경찰특공대 출동 명령이 먼저 떨어진 것이 확인됐어. 결국 용산참사는 당시 이석기 전 경찰청장이 정권에 잘 보이기 위해 진압을 무리하게 추진했기에 발생한 거야. 용산참사는 정치적 논리에 의해 발생한 비극인 셈이지.

 
김 : 재판 당시 검찰 측이 자신에게 유리한 증거만 제시했다고 하는데, 영화 <두 개의 문>에선 용산참사 희생자의 시선만을 그리고 있어. 영화에서 등장하는 주요 증인들은 용산참사범국민대책위원회, 농성자 측 변호인단 등으로 꾸려져 있어. 중립적 증거로 법정 기록이 제시되고 있지만, 영화가 지닌 너무나도 뚜렷한 목적성에 묻히고 있어.
장 : 하지만 영화를 만들기 전에 단순 보도를 목적으로 촬영한 영상을 활용했기 때문에 증거영상의 촬영자와 영화감독의 의도는 전혀 별개의 것으로 분리돼 객관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해. 또 경찰 측의 채증영상도 함께 제시하고 있으니 판단의 몫을 관객에게 맡긴 거라고 볼 수 있어.
김 : 그렇다고 해서 영화가 범한 실수에 대한 답이 되진 않아. 김형태 변호사가 법정에서 백동석 전 용산경찰서장에게 한“왜 시위대의 요구대로 경찰을 철수시키지 않았느냐”는 주장이 나오는데 이런 언급은 영화가 객관성을 유지하고 있다고는 전혀 보여지지 않아.
장 : 김형태 변호사의 주장은 단순히 경찰 철수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농성자들과 협상을 하려는 의지조차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 대한 지적이야. 영화의 비유에 따르면 인질범한테도 최소한 식수와 음식을 제공하는데 경찰은 농성자들의 안전은 등한시한 채 오직 진압과 체포에만 몰두했어.
김 : 용산참사가 아직도 시민사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듯이 <두 개의 문>은 절대 맞닿을 수 없는 경찰과 농성자들의 입장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어. 마치 지금 우리가 의견을 좁힐 수 없듯이 말이야.

김홍진 기자 bj2935@uos.ac.kr
장국영 기자 ktkt1111@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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