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창 남자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게임은 단연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리오레)’다. PC방에 가면 대다수의 남자들이 리오레를 즐기고 있다. 최근 PC방 게임 리서치 사이트 게임트릭스의 조사에서도 리오레는 게임순위 1위를 차지했다. 바야흐로 대세다. 리오레가 이토록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RPG(롤플레잉 게임)와 RTS(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독특한 게임이기 때문이다. 즉, 자신만의 방법으로 캐릭터를 육성시킬 수 있고, 팀원 간의 전략을 통해 승리할 수 있는 게임 방식이 게이머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다섯 명으로 팀을 이뤄 대전하는 리오레에서 승리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역할분담’과 ‘협동’이다. 다섯 명이 탑, 미드, 봇, 정글, 서포터라는 각자의 역할을 잘 수행해야 승리에 도달하기 쉽다. 만약 두 사람이 서로 특정 역할을 맡겠다고 싸운다면 그 게임은 패배로 갈 확률이 높다. 또한 역할분담이 잘되었더라도 협동이 되지 않는다면 승리는 말짱 도루묵이 되고 만다. 뛰어난 개인이 있어도 상대편 다섯 명의 협공을 혼자서 막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뛰어난 개인을 도와주는 또 다른 개인도 있어야 승리할 수 있다.

 역할분담도 협동도 결국 소통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맥을 같이 한다. 팀원 간의 소통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역할분담도 안 될 것이며, 협동도 안 될 것임은 자명하다. 이렇게 자신의 욕구보다 팀원 간의 소통과 협동을 중시하는 리오레에 사람들은 왜 열광하는 것일까. 그것은 그만큼 협동을 통한 승리가 개인의 지략을 통한 승리보다 쾌감이 더 크기 때문일 것이다. 게이머들의 사랑을 꾸준히 받았던 스타크래프트는 1대1 대전 중심의 게임이었다. 하지만 스타크래프트의 인기는 현재 뚝 떨어져버렸고 13년간 장수한 스타리그 또한 막을 내리고 말았다. 리오레가 게임 순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현실은 게임의 패러다임이 ‘개인’에서 ‘집단’으로 바뀌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곧 게임에서 게이머간의 ‘소통’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음을 시사한다.

 소통이 중요한 게 어디 게임뿐이랴. 우리 사회는 날이 갈수록 ‘소통’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요즘 영토분쟁을 일으켜 동아시아의 나라들을 골머리 썩게 하는 일본은 소통에는 도통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지난 23일 일본은 노다 총리의 항의 서한을 반송하기 위해 도쿄 외무성을 찾은 우리나라 외교관의 면담 요청을 거부하고, 외무성 방문 접수 자체도 거부했다. 문전박대를 한 것이다. 또한 노다 총리는 24일 기자회견을 통해 해양국가인 일본은 독도와 센카쿠열도를 포함한 6,800개의 섬으로 이뤄진 국가이며 멀리 떨어진 섬을 지키는 것은 국가의 의무라고 주장했다. 한국 정부의 소통 의지는 전면 거부한 채 자신들의 주장만 줄기차게 외치고 있는 형세다. 하물며 게임도 소통이 필요한 시대인데 일본은 왜 국수주의를 고집하는 걸까. 일본정부와 노다 총리는 소통의 중요성을 깨닫고 하루 빨리 아집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박종혁 기자 jongh1803@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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