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전농동에서 30년 째 살고 있는 전업주부입니다. 저는 아침저녁으로 서울시립대에서 산책하는 것을 즐깁니다. 여느 때와 같이 산책을 즐기던 어느 새벽, ‘컴퓨터 영어 무료특강’이라고 쓰여진 현수막을 보고 그 날 바로 접수했습니다. 우리들의 첫 수업이 있던 날, 수업에 참여한 수강생 식구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오랫동안 이웃하며 살았던 78세의 백발 아저씨께서 오신 것입니다. 1년 6개월 전에 암수술을 받고 몹시 힘들어 하셨는데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새벽마다 서울시립대를 산책하시던 분입니다. 새벽 산책길에서 종종 뵀는데 몸이 많이 회복되어 이번 행사에 참석하셨습니다. 수술 후 무척 힘든 상황이었지만 본인의 굳은 의지와 노력, 서울시립대의 아름다운 조경과 맑은 공기 등으로 몸이 빨리 회복되신 것 같았습니다. 연로하시지만 배우고자 하는 의지로 참석하신 어르신을 보며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존경심이 들었습니다. 우리 조에는 나이 드신 부부가 계셨는데 서로를 챙겨주는 사이좋은 부부처럼 보였습니다. 두 분은 항상 밝은 표정으로 행복해하셨고 수업에 빠지는 날 없이 끝까지 열심히 배우셨습니다. 그 외에 30년 이웃인 슈퍼마켓 언니 내외 분, 60대 후반의 부부, 서울시립대를 산책하며 만났던 분 등 낯익은 분들이 많았습니다. 무더웠던 여름 37명의 학생들이 일주일에 3번 총 4주 동안 나이 드신 어른들께 상냥하고 상세하게 잘 지도해줬습니다. 저도 학생들의 꼼꼼한 지도로 기본적인 내용은 물론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까지 자세히 배워서 좋았습니다. 부족한 부분도 모두 채워졌습니다. 2012년은 특히 잊을 수 없는 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 학교 측의 배려로 다시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좋은 환경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우리 학생들의 모습에서는 자신감이 배어나오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는 그러한 훌륭한 학생들의 재능기부로 컴퓨터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사용법도 배웠습니다. 늦은 나이지만 한걸음 한걸음 새로운 문명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아 좋았습니다. 저는 학교를 졸업한 지 몇 십 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어렸을 적에 학교 다닐 때와는 또 다른 설레고 기쁜 마음으로 한 달여를 공부하며 즐겁게 보냈답니다. 여러 대학에서 해외 봉사활동을 많이 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해외 봉사활동도 중요하지만 이번에 시행한 지역주민을 위한 대학생들의 봉사활동도 값지고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핵가족화로 가족 간의 대화가 부족하고 할머니, 할아버지를 접할 기회가 부족한 젊은 세대에게 교육이라는 명목 하에 나이 드신 어른과 교감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 것 같아 좋았습니다. 총장님 부탁드립니다. 앞으로 다방면으로 학생들의 재능기부를 통해 지역주민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많이 마련해 주셨으면 합니다. 이번 일을 주최하신 총장님, 서울시립대학교 제48대 무한동력 총학생회와 학교 관계자 분들, 그리고 무더운 날씨에도 소중한 방학 한 달을 어르신들을 위해 수고한 40여 명의 학생 선생님들 고맙습니다. 모든 분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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