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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후를 그리워한 고종의 발걸음이 닿은 곳, 홍릉(洪陵)
김태현 기자  |  gep44@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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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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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 세력 몰아내고 고종이 선택한 장지 장소
홍릉수목원에 작은 비석과 어정만이 흔적으로 남아

홍릉수목원, 홍릉근린공원, 홍릉초등학교…. 청량리역 2번 출구에서 홍릉로를 따라 올라가다보면 홍릉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지역, 시설, 건물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릉’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을 보면 주변에 왕이나 왕후의 무덤이 있어야 할 것 같지만 어디에서도 무덤을 볼 수 없다. 그렇다면 홍릉이라는 명칭이 왜 이곳에 붙은 걸까.

   
▲ 다양한 나무 속에서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그 의문에 대한 힌트는 우리나라 최초의 수목원인 홍릉수목원에서 찾을 수 있다. 홍릉수목원의 입구로 들어가 시험림을 통과해 안쪽 깊숙이 들어가면, 종합연구동 뒤편에 위치한 푯말이 보인다. 이 푯말에 홍릉터의 유래가 담겨있다.

   
▲ 이곳이 홍릉터임을 알려주는 푯말과 비석
1895년 8월 20일 새벽, 명성황후는 일본 자객에게 시해된다. 그 당시 정권을 잡고 있던 김홍집 내각과 일본은 명성황후를 폐위시켜 서인의 신분으로 만들고, 서거했다는 사실조차 발표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는 곧 국민들에게 알려지고 내각에 대한 민중들의 불신이 고조된다. 이에 김홍집 내각은 민심을 무마시키기 위해 서둘러 국장 준비를 했다. 처음 명성황후의 산릉은 현재 구리시에 있는 숭릉의 오른쪽 언덕으로 정해졌다. 그 후 진행되던 공사는 1896년 3월 중지되는데, 같은 해 2월 11일에 일어난 아관파천으로 고종이 권력을 되찾았기 때문이다.

고종은 친일세력의 주도로 이뤄진 국장을 인정할 수 없었다. 따라서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장지부터 찾기 시작했던 것이다. 고종이 명성황후를 생각하는 마음이 깊어서인지, 산릉자리를 결정하는 일은 쉽게 끝나지 않았다. 양주, 고양, 파주 등 수많은 곳이 물망에 올랐지만, 고종의 선택은 청량리였다. 장지 장소를 찾는 상지관들이 추천했고, 궁에서 가깝기에 행차하기 쉽다는 이유에서였다. 명성황후가 시해된 지 이 년 가까이 돼서야 능자리가 청량리로 확정된 것이다. 능호는 홍릉으로 정해졌다. 우여곡절 끝에 1897년 11월, 국장이 마무리된다.

   
▲ 왕이 행차했을 때 물을 마신 어정
청량리에 철도를 놓을 정도로 자주 홍릉을 찾았던 고종은 1919년 1월 경운궁에서 숨을 거둔다. 고종의 능은 경기도 남양주시로 정해졌는데, 이때 청량리에 있던 명성황후의 능도 옮겨져 합장된다. 청량리의 홍릉 자리가 풍수지리상 길하지 못하다는 이유에서였다. 따라서 현재 홍릉수목원에는 이곳에 홍릉이 있었다는 것을 알려주는 작은 비석과 왕이 물을 마셨던 어정만이 남겨져 있다.

홍릉수목원은 식물 유전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시험림이기 때문에, 주말에만 일반인에게 공개된다.

글·사진_ 김태현 기자  |  gep44@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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