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원우 기자
며칠 전 동기 한 명이 “누가 요즘 종이 신문을 보냐?”고 말한 적이 있다. 사실이다. 가판대나 편의점에서 파는 신문들은 하루가 다 지나도 팔리지 않아 수북하기 마련이고 지하철역 입구에는 신문들이 마치 판촉물처럼 쌓여있다. 폐간 수순에 이른 지역 신문들이 허다하고, 사람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기사를 본다. 유구한 역사를 지닌 종이 신문은 이렇게 힘을 잃어가고 있다.

한국광고주협회의 조사 자료를 보면 2001년에 비해 2010년 신문 구독률이 20%p가량 급락한 것을 알 수 있다. 시대가 변하고 독자들의 뉴스 미디어에 대한 선호도가 바뀌면서 종이 신문의 위기가 도래하게 된 것이다. 종이 신문의 대체재로 꼽아볼 수 있는 것들로는 블로그나 인터넷 신문 등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이 종이 신문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 이것들은 주로 연예, 스포츠처럼 가벼운 소재의 흥미 위주의 뉴스들을 전한다. 따라서 이런 기사들은 언론의 중요한 역할인 대의민주주의 기능과 공적 감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 무엇보다 블로그, 인터넷 신문의 가장 큰 문제는 신뢰도가 낮다는 점이다. 인터넷에서 떠도는 글들을 소위 불펌해 왜곡된 정보를 퍼뜨리고 신속성을 지나치게 중요시한 나머지 검토되지 않은 오보를 내놓기 일쑤다.

지금은 다양한 인터넷 매체의 등장으로 종이 신문이 구시대의 유물로 취급받는 시대다. 종이 신문을 읽자는 말은 어쩌면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자는 말일 수도 있다. 하지만 종이 신문을 읽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수많은 가치들은 아직 유효하다. 정보가 경중(輕重) 없이 병렬된 인터넷 기사들에 비해 종이 신문은 기사의 크기나 배치를 통해 무엇이 중요한 기사인지 파악할 수 있게 한다. 또, 멀티태스킹 성격의 스마트폰보다 종이 신문이 더 기억에 오래 남는다. 실제로 한 TV 프로그램에서 실시한 ‘뉴스 기억도’ 실험 결과, 종이 신문이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이러한 장점을 생각해 볼 때, 종이 신문을 읽는 것이 그렇게 구시대적인 행위라고만 볼 수 없다. 오히려 좀 더 지혜로운 행동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조원우 기자 alwayskinder@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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