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 중랑천

 
내리쬐는 햇볕이 이제는 포근하게 느껴지는 계절이다. 풀밭에서는 풀벌레의 울음소리가 귀를 간질이고 갈대는 누런 잎을 더욱 더 아래로 드리우는 그런 날씨다. 배봉산 뒤편의 개천인 중랑천에도 가을의 향기가 물씬 풍겨온다. 시집 한 권을 챙겨 자전거를 타고 가을바람을 맞으며 천변으로 나가보자. 갈대밭을 따라가다 보면 책을 읽을 만한 벤치와 쉼터를 쉽게 찾을 수 있다.

특히 중랑교가 지나는 동쪽 천변에는 아기자기한 휴식 공간이 마련돼 있어 책을 읽기에 안성맞춤이다. 또한 산책로를 따라 양 옆으로 빽빽이 들어선 갈대밭에서는 가을의 향기에 흠뻑 빠져볼 수 있다. 개천을 건널 때 지나는 징검다리는 도심 속 자연의 분위기를 한껏 더해준다. 갈대밭에서 은은하게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와 벤치 앞을 흘러가는 개천까지. 시를 음미하는 데 이보다 더 좋은 장소가 어디 있을까.

글·사진_ 김홍진 기자 bj2935@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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