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로딩할 때, 한 마리 토끼가 원 안에서 엉덩이를 흔들며 흥겨운 춤을 춘다. 화면이 바뀌고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되면 가로 7줄, 세로 7줄의 격자에 동물그림이 나타난다. 똑같은 동물을 가로 혹은 세로로 3개 이상 맞추면 ‘팡’ 하고 터진다. 요즘 사람들이 열광하는 애니팡의 모습이다.

애니팡은 출시 50일 만에 다운로드 1,500만 건을 돌파했다. 이 게임의 성공에 힘입어 ‘캔디팡’, ‘보석팡’, ‘무도리의 역습’ 등의 ‘팡’류 게임이 탄생하고 있다. 지금 모바일 게임 시장은 ‘팡’의 전성시대이다.

애니팡은 똑같은 그림을 일렬로 맞추는 간단한 퍼즐게임이다. 이전의 ‘테트리스’나 ‘헥사’같은 것이 비슷한 종류의 게임이라 할 수 있다. 이전과 차별되는 참신한 게임방식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애니팡이 모바일 게임 시장의 트렌드를 주도할 수 있었던 인기비결은 무엇일까.

▲ ‘애니팡’ 게임 화면

애니팡은 자신의 ‘카카오톡’ 친구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소셜 네트워크 게임(SNG)이다. 애니팡 이용자들은 기본적으로 카카오톡 가입자들로서, ‘초대하기’ 기능을 사용해 자신에게 등록된 카카오톡 친구들을 게임에 초대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 애니팡에는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카카오톡의 특성이 적절히 연계됐기 때문에 단시간 내 대규모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었다. 바로 이것이 애니팡의 폭발적 인기를 불러일으켰다”고 분석한다.

애니팡의 재미를 더하는 요소에는 ‘주간 순위’도 있다. 애니팡 이용자들은 실시간으로 자신의 순위와 지인들의 순위를 확인할 수 있고, 일주일에 한 번 랭킹 마감으로 1등부터 3등까지 메달을 획득할 수 있다. 이런 순위가 제공되면서 애니팡 이용자들의 승부욕이 자극된다. <애니팡에 나타난 욕망구조> 논문을 구상중인 교양교직부 곽상인 교수는 “애니팡 이용자들은 1분 간 지인들과 공정한 경쟁을 한다. 그리고 경쟁의 결과인 점수와 지인들과의 순위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순위표는 이용자들이 지인들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고 욕심내게 한다. 이로 인해 게임에 대한 욕구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애니팡은 그동안 소원했던 상대와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애니팡의 ‘하트 보내기’를 통해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는 것이다. 짧은 시간이지만 기록과 함께 제공되는 지인들의 아이디 또는 이름들을 보면서 그들과 이전에 맺었던 추억을 상기할 수도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김현우 수습기자 hiun917@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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