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량 증가 추세에도 혈액량 부족해 수입하는 실정
아직도 존재하는 헌혈에 대한 오해 불식시켜야 해


우리대학 캠퍼스를 걷다보면 이따금 헌혈 버스가 들어와 학생들에게 헌혈 참여를 권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런 모습은 회기역 헌혈의 집 앞에서도 자주 보는 일이다. 이처럼 우리는 주변에서 헌혈 참여를 독려하는 활동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대한적십자의 ‘2011년 혈액사업 통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작년에 약 35만 리터의 혈액을 수입했다. 그만큼 혈액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우리나라 헌혈자는 2008년에 230만여 명, 2009년에 250만여 명, 2010년에는 260만여 명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나라는 헌혈량이 부족해 외국에서 혈액을 수입해 오고 있는 실정이다. 혈액을 수입하지 않고 우리나라에서 모두 충당하려면 300만 명이 넘는 국내 헌혈자가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한적십자사 측은 혈액이 부족한 이유로 ‘매혈(買血) 금지’와 ‘부족한 헌혈 참여’를 꼽았다.

▲ 한 여성이 헌혈의 집에서 헌혈을 하고 있다.

매혈 금지, 국민 건강 보호가 목적
우리나라는 90년대 중반부터 국민 건강 보호를 위해 혈액을 사고 파는 모든 행위를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현재 환자의 수혈에 필요한 혈액은 국내에서 자급자족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의약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혈장 성분 혈액은 국내 수급에만 의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우리나라는 혈장 성분 혈액을 대부분 미국에서 수입하고 있는데, 미국의 경우 의약품 제조용 혈장이 매매 가능하기 때문에 혈장 혈액을 수출 할 수 있을 만큼 많이 남는다.

의약품 제조용 혈액은 대부분 중증 질병을 치료하는 약품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수혈만큼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매혈이 금지되고 있고, 자체 헌혈량으로도 충당이 안 돼 많은 비용이 들더라도 혈장 수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아직도 많이 남아있는 헌혈에 대한 오해들
매혈이 금지된 우리나라에서 혈액을 공급할 방법은 ‘헌혈’뿐이다. 따라서 사실상 혈액 부족의 해결은 헌혈을 통해 가능하다. 헌혈의 집의 한 책임 간호사는 헌혈 참여가 부족한 이유로 헌혈에 대한 잘못된 상식을 꼽았다. 그는 “헌혈에 대한 오해가 큰 문제다. 헌혈을 한 번도 하지 않으신 분들은 이러한 오해들로 헌혈에 대한 거부감을 갖고 계시기도 한다”며 문제점을 꼬집었다.

가장 대표적인 오해는 ‘건강에 해로울 것’이라는 생각이다. A씨는 “헌혈을 하면 아주 조금일지라도 건강에 해롭다고 들었다. 빈혈기가 생길 수도 있고 질병에 감염될 위험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헌혈을 하면 혈관이 수축되고 빈혈증상이 생길 수 있다는 생각에서 비롯됐다. 헌혈을 하면 외부로부터 바늘이 들어가기 때문에 혈관이 순간적으로 수축하는 것은 맞는 말이다. 그러나 수축된 혈관은 곧 본래의 상태로 회복되므로 헌혈 횟수와 혈관 수축은 관계가 없다. 또한 헌혈 전에 헌혈자에게 충분한 혈액이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헤모글로빈 수치를 측정하기 때문에 오히려 빈혈 증상이 있는지 없는지를 점검해 볼 수 있다.

헌혈을 하면 질병에 감염될 위험이 있다는 오해도 있다. 그러나 헌혈에 사용되는 바늘, 혈액백 등 모든 기구는 무균 처리돼 있다.  한 번 사용된 기구들은 모두 폐기처분하기 때문에 헌혈로 인해 질병에 감염될 위험이 있다는 것은 잘못된 상식이다.


혈액량 부족 문제, 결국 헌혈량을 늘려야 해
현재 우리나라는 1981년 혈액관리법 시행령이 개정된 이후부터 수입되는 혈액 이외 대부분의 혈액을 적십자를 통해서 공급 받고 있다. 아무리 현대 의학이 발전하더라도 혈액을 대체할 수 있는 물질은 없기 때문에 헌혈이 꾸준히 이루어져야만 하는 상황이다. 헌혈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긴 하지만 2011년 헌혈 참여도를 보면 10대와 20대가 79.7%로 상대적으로 젊은 층에 치우쳐 있다. 젊은 층은 학교나 군부대에 찾아오는 헌혈 버스를 이용해 헌혈에 참여하는 이들이 대다수다.

따라서 해마다 동하절기 군부대 훈련과 학생들의 방학기간 중에는 혈액수급의 어려움이 반복되는 문제가 있다. 이러한 혈액 부족 문제에 대해 대한적십자 헌혈진흥팀 이세진 씨는 “헌혈은 숭고한 생명 나눔의 실천이자 사회공헌 활동이다. 건강한 몸을 가지고 있다면 누구나 가까운 곳에서 손쉽게 헌혈을 실천할 수 있다. 헌혈자 증대를 위해서 정책적인 뒷받침도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 헌혈에 대한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의식과 사회적인 공감대 확산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사진_ 조원우 기자 alwayskinder@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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