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 추세에도 여전히 비싼 수시 전형료
전형료 수익, 수십억 원이 넘는 대학들도 많아

 

매년 수시원서 접수기간이 되면 유웨이, 진학사 등 원서 접수기관이 인터넷 검색어 순위의 상위권을 차지한다. 67만 명에 육박하는 수험생들 중 대부분이 수시원서 접수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입시철 풍경은 매년 반복되는 현상이다. 하지만 그때마다 비싼 전형료가 문제된다. 세간에 입시철이 끝나면 대학마다 건물이 하나씩 들어선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올해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는 전형료 부담 완화를 목적으로 수시원서 접수 개수를 6개로 제한했지만 그 효과는 아직 미비하다.


전형료 평균 4,067원 인하 그러나 “아직도 비싸다”

지난 4월 교과부는 대입전형료가 2011년부터 교과부·대교협·대학의 공조로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실제로 2011년을 기준으로 전국 96개 대학이 대입 전형료를 인하했다. 일반전형을 기준으로 서울대는 4만 5,000원, 서강대, 성균관대, 중앙대, 고려대는 6만 5,000원으로 작년에 비해 인하된 가격이 책정됐다. 하지만 인하 폭은 5,000원 정도에 그쳤다. 취재 결과 2012년 주요 35개 대학의 수시 전형료가 전년에 비해 평균 4,067원 인하된 것으로 밝혀졌다. 수험생 서인영(김화고 3)씨는 “대학들이 입시 전형료를 내렸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부담이 크다. 수시원서 접수비로 30만 원 정도를 썼는데 이는 학생에게 매우 큰 부담이 된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특별전형(특기자전형)과 입학사정관제전형은 일반전형에 비해 전형료가 훨씬 비싼 편이다. 전형료 하락 추세에도 불구하고 10만 원대 전형료를 고수하는 대학들이 많았다. 연세대의 경우 언더우드학부 트랙과 아시아학부 트랙이 14만 5,000원, 창의인재 트랙이 11만 5,000원이다. 고려대의 경우 국제·과학·체육전형이 11만 원, OKU미래인재전형이 12만 원이다. 이처럼 특별전형과 입학사정관제전형의 경우 여러 대학이 10만 원이 넘는 높은 전형료를 책정했다. 반면 우리대학은 서울핵심인재 특별전형의 경우 4만원으로 비교적 저렴하게 책정됐다.

교과부에서 수시원서 접수 개수를 6개로 제한했다 하더라도 6곳을 모두 특별전형으로 접수하는 경우 접수비가 60만 원을 초과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수험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예체능으로 대학에 들어가는 경우 대부분 대학의 전형료는 10만 원을 넘는다. 입시 한 번에 수십 만 원의 돈이 필요하니 부담이 상당하다”며 “전형료가 어떻게 책정되고 어디에 쓰이는지 그 세세한 항목들을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형료 장사하는 대학?

교과부의 ‘대학별 전형료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205개 대학 중 91개교가 입시를 통해 수익을 남겼고 그 중 37개 대학은 1억 원 이상의 이윤을 냈다. 흑자를 기록한 대학으로는 동국대가 약 17억 원으로 1위를 차지했고 우리대학(약 13억 원)과 수원대(약 12억 원), 을지대(약 10억 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리대학은 국·공립대 중 전형료 순익이 약 12억 6,646만 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에 대해 우리대학 입학처 관계자는 “지난해는 재작년과 달리 수시 논술전형의 지원 자격 제한을 폐지했기 때문에 역대 최고 경쟁률을 보였다. 전형료 수입 증가는 지원 인원이 많아짐에 따른 수익 상승효과였다”고 해명했다. 한편 지출을 제외한 전형료 수입만을 고려할 때, 한양대가 약 105억 원으로 가장 높았고 중앙대(약 94억 원), 경희대(약 85억 원), 성균관대(약 83억 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에 대해 한 학부모는 “학문을 가르쳐야 하는 대학들이 전형료 장사를 하는 것 같다. 입시가 수익 사업도 아닌데 전형료가 왜 그렇게 비싼지 모르겠다”라고 밝혔다.


입시 전형료 인하는 언제쯤…

지난 4월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입시 전형료 인하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많은 학부모와 학생들이 전형료가 저렴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전형료 가격을 인하한 대학들의 경우 인하폭이 작은 경우가 많았고 가격을 전혀 내리지 않은 대학들도 있었다. 우리대학은 일반전형의 경우 올해 수시 전형료가 지난해와 동일한 7만 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연세대와 고려대가 6만 5,000원, 서울대가 5만 원인 것에 비해 다소 비싼 편이다. 이에 대해 우리대학 입학처 관계자는 “올해 주요 대학에서 전형료를 인하한 것을 고려해 우리대학도 1단계 전형에 해당하는 전형료를 인하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글_ 조원우 기자 alwayskinder@uos.ac.kr
그림_ 김다솜 kki3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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