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에서 들어오다가 하나. 강의실 선거 유세를 듣다가 또 하나. 총학생회 선본에게 받은 정책자료집만 벌써 두 개다. 각 선본이 내세우는 공약은 많은데 실현 가능한 공약인지, 어떻게 예산을 마련할 것인지 궁금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과연 이들의 공약은 매니페스토일까?

공약 평가는 공약 실행 전 평가와 실행 후 평가로 나뉜다. 공약 실행 전 평가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기업의 성과를 측정하는 지표로 처음 개발된 SMART 지표다. SMART 지표는 각각 구체성(Specific), 측정가능성(Measurable), 달성가능성(Achievable), 적절성(Relevant), 시간계획성(Timed)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들어졌다. 예를 들어 기호 1번의 5번 공약인 ‘축구리그 개최’는 대운동장 사용시간 확보, 출전 가능 학과 수 및 경기 수를 제시해 구체성이나 측정가능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SMART 지표는 매니페스토의 질적인 내용을 평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한계를 지닌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FINE 지표가 만들어졌다. 동아일보와 의회발전연구회가 만든 FINE지표는 실현성(Feasibility), 반응성(Interaction), 효율성(Efficiency)의 측면에서 공약을 평가한다. 이 중 반응성은 공약에 대한 유권자의 선호도를 점검하는 지표이다. 기호 2번의 취업, 진로 고민 해결 공약은 반응성을 고려한 지표로 볼 수 있다.

한편, 한국매니페스토 실천본부는 총학생회 선거 공약을 평가하기 위한 지표를 만들기도 했다. LTE 지표가 바로 그것인다. 거짓말(Lie), 진실성(Truth), 효과성(Effective)이라는 세 가지 항목을 통해 거짓 공약을 지양하고 후보자의 진실성이 담겨 있는 공약, 효과적인 공약을 판별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한국매니페스토 실천본부 이광재 사무총장은 “LTE 지표는 대학생들이 쉽게 총학생회의 공약을 평가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이러한 지표를 이용하는 것도 좋지만 각 대학의 실정에 맞는 지표를 개발해 적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문광호 기자 rhkdgh910@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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