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대신문
인터뷰서울사람들
“서울은 보물 같은 도시입니다”
정수환 기자  |  iialal91@uos.ac.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2.11.19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서울시 문화관광해설사 엄홍렬

추운 날씨에도 우리와 함께 발걸음을 맞추며 서울에 대한 지식을 채워주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서울시 문화관광해설사이다. 7년째 서울 곳곳을 돌아다니며 서울을 알리고 있는 해설사 엄홍렬(68)씨와 낙엽이 아름답게 깔린 덕수궁에서 함께 대화를 나눴다. 누구보다 서울을 사랑하며 더 늙어서도 이 일을 계속하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일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는 엄홍렬 씨. 지금부터 그가 들려주는 ‘서울’이라는 공간에 대해 귀기울여보자.

서울시 문화관광해설사는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고, 어떻게 뽑히게 되는지 궁금해요!
서울시 문화관광해설사는 서울시에서 지정해 준 장소로 관람객을 인솔해 장소의 유래 및 장소에 얽힌 이야기를 해설해주는 자원봉사자예요. 이 일을 하려면 서울시에서 세 달 동안 교육을 받고 시험을 봐야 해요. 필기시험에 합격한 사람들은 현장에서 직접 시연하는 시험을 치러야하는데 그 시험이 정말 어려워요. 지정 장소에 있는 사람을 아무나 불러서 30분 이상 현장에서 설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역사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만이 할 수 있어요.

해설하면서 인상 깊었던 사람이 있으신가요?
제가 처음 해설을 시작한 날 비가 정말 많이 왔어요. 그때 젊은 부부가 아이를 데리고 왔는데 두 시간이 넘는 해설을 끝까지 다 들으셨어요. 보통 비가 많이 올 때는 해설을 그만두자고 상대측에서 요청하는데 그러지 않아서 정말 고마웠어요. 또 한 번은 베트남 국회의원들이 통역사를 데리고 경복궁에 온 적이 있어요. 나중에 해설이 끝나고 나서 국회의원들 중 대표자가 “베트남도 빨리 발전을 해서 한국처럼 왕궁을 복원하고 싶다”고 말을 했어요. 그때 제가 한국 사람이라는 게 자랑스러웠어요.

   
▲ 덕수궁 석조전 앞에 서 있는 서울시 문화관광해설사 엄홍렬 씨.
선생님의 해설이 재미있어서 인기가 많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해설을 재미있게 하는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나요?
저는 해설을 하기 전에 준비를 정말 많이 해요. 역사에 관련된 신간 서적들을 계속 읽고 역사 강좌들을 열심히 쫓아다니면서 수강해요. 이를 통해 저만의 해설 시나리오를 업데이트 시키죠. 또 제가 일방적으로 설명하는 건 재미가 없다는 생각에 관람객들과 소통을 하기 위해 질문을 던져요. 예를 들어 창경궁은 영조임금이 자기 부인을 직접 간택한 곳이에요. 영조임금이 세 규수들을 앞세우고 여러 가지 질문을 던졌어요. ‘세상에서 제일 귀한 음식은 뭐냐? 세상에서 가장 깊은 곳은 어디냐? 세상에서 가장 귀한 꽃이 뭐냐?’등의 질문에 대해 왕비로 간택된 정순황후가 각각 소금, 사람의 마음, 목화라고 대답을 해 만점을 받았어요. 이런 질문들을 저도 관람객들한테 던지죠. 보통 관람객들은 질문에 각각 쌀, 동해바다, 장미 등 보편적인 것들을 이야기합니다. 이런 질문들을 통해 관람객들과 좀 더 소통하려고 해요.

선생님께서는 어떤 곳을 해설하실 때 가장 즐거우신가요?
저는 북촌을 정말 좋아해요. 북촌에 가면 옛날 대감이나 돈 많은 양반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느낄 수 있어요. 또 북촌에 있는 한옥을 살펴보면 옛날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어서 좋아요. 한옥은 아주 건강한 집이죠. 황토로 지었기 때문에 집이 숨을 쉬어요. 창호지도 마찬가지고요. 이런 한옥에 외국 사람들이 체험하러 오는 걸 보면 정말 뿌듯하죠. 또 운현궁에 가면 10년 동안 나라를 쥐고 흔들었던 흥선대원군의 모습이 어렴풋이 오버랩 돼 즐거움을 느껴요.

7년 전에 해설을 시작하셨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때의 서울이랑 지금의 서울,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요?
우선 청계천에 물이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는 것을 들 수 있어요. 또 경복궁에 많은 변화가 있었죠. 제가 해설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경복궁 안에 건청궁이 없었어요. 건청궁은 을미사변 때 명성황후가 시해를 당한 곳입니다. 그런데 그곳을 아예 새로 복원했죠. 또 경복궁 내에 수라간이 다시 지어지고 있어요. 해외에서 대장금이 크게 히트를 쳐서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경복궁에 장금이가 일하던 곳이 어디냐고 자꾸 물어본데요. 그래서 현재 옛날 수라간이 있던 자리에 수라간을 다시 복원 하고 있어요. 2년 뒤에는 완성된 모습을 볼 수 있을 거예요.

눈 여겨 봐야할, 혹은 인상 깊은 역사적 사실이 담긴 장소가 있다면 추천해 주세요!
눈 여겨 봐야할 장소로는 청계천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청계천 하류에 가면 철새들이 날아오고 고기떼가 헤엄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인상 깊은 역사적 사실이 담긴 장소로는 양화진을 추천하고 싶네요. 양화진에는 우리나라 개화 초창기에 왔던 개신교 목사 및 전도사들의 무덤이 있어요. 그리고 바로 옆에는 천주교 성지가 있죠. 새남터라고 해서 옛날에 천주교가 박해를 당할 적에 그 곳에서 많은 천주교도들이 목숨을 잃었죠. 참 공교롭게도 같은 장소에 있다 보니 가끔은 서로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와서 싸우진 않을까 염려가 되기도 해요. 그래서 역사적 사실에만 귀 기울이시라고 당부를 하죠.

서울의 역사는 정말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점이 많은 것 같아요. 이런 서울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장소는 어디가 있을까요?
서울의 역사를 한눈에 보려면 서울역사박물관에 가야죠. 서울역사박물관에는 처음 태조 이성계가 1394년에 수도를 개성에서 한양으로 옮긴 때부터 시작해서 일제강점기를 거쳐 우리가 독립을 한 현재까지 서울의 모든 역사가 다 전시돼 있어요.

참 안타까운 점은 이렇게 재미있는 서울의 역사를 대학생들이 관심 갖지 않는다는 거예요. 대학생들이 역사에 관심을 갖게 할 방법이 있을까요?
우선 수능에 한국사를 필수로 지정하는 것이 필요해요. 한국 사람이 한국의 역사를 모른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방법이 안 된다면 각 대학의 역사 관련 학과에서 역사에 관련된 붐을 조성하는 것이죠. 그리고 정치가들부터 우리나라 역사를 후손들에게 꼭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어요.

서울 여행을 가장 재미있게 하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저는 도보여행을 추천해요. 차타고 시티투어를 하는 것은 주마간산식 여행이에요. 도보여행은 천천히 장소를 음미할 수 있고 내가 가고 싶은 곳을 언제든지 갈 수 있다는 묘미가 있어요. 또 건강에 무척 좋죠.

이렇게 다채롭고 아름다운 서울! 서울을 한마디로 정의해주신다면 뭐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요?
‘서울은 역사의 파노라마다’라고 정의할 수 있겠네요. 정말 옛날의 모습부터 최첨단의 모습까지 다 볼 수 있어요. 대한민국 어디에 이런 곳이 있겠어요. 정말 부지런하기만 하면 온갖 것들을 다 볼 수 있고 체험할 수 있잖아요. 큰 돈도 안 들어요. 지하철만 타고 왔다 갔다 해도 서울 전체를 돌아볼 수 있어요. 서울은 ‘옛날의 오래된 것 그리고 최신 것까지 다 어우러져있는 보물 같은 도시다’ 이렇게 표현하고 싶어요.

글·사진_ 정수환 기자 iialal91@uos.ac.kr

<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정수환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인기기사 
1
점점 희미해지는 ‘청량리 588’의 불빛
2
아청법, 다운로드만 받아도 처벌?
3
“서울시립대에 꼭 가고 싶어요”
4
인물동정
5
우리가 몰랐던 길거리 환전소
사진기사 
총학생회 주관 몰래카메라 불시 순찰

총학생회 주관 몰래카메라 불시 순찰

제53대 총학생회 ‘톡톡’은 지난 12일과 13일 이틀 동안 우리대학 건...
신문사소개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130-743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서울시립대로 163 미디어관 3층 대학신문사  |  전화 : 02-6490-2494  |  FAX : 02-6490-2492
Copyright © 2013 서울시립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uo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