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는 ‘지혜 또는 진리’라는 뜻입니다.
이와 같은 일종의 광기에 대해 프랑스의 사회학자 미셀 푸코는 새로운 시각을 보여줬다. 고대와 중세 시절에는 미친 사람은 그저 다른 사람으로 생각됐다. 그들은 지금처럼 병을 앓는 사람으로 취급받지 않았고, 오히려 다양한 상상력을 지닌 존재로 대접받았다. 하지만 데카르트가 등장하며 이성이 지배하는 시대가 오자, 이들의 위치는 달라졌다. 이성적 사고를 하지 못하는 광인들은 이들을 수용하는 비정상인이라는 딱지를 달고 정신병원이라는 형태의 감옥에 갇히게 된다. 이어서 푸코는 정신병원이 이성 중심적 사회가 인간을 지배하기 위한 억압적 수단의 도구라고 말했다. 푸코의 이론은 사회가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사회에 도움이 되지 않거나 반할 경우 그들을 비정상인으로 취급하며 격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들이 가진 다른 가치나 당연히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권리는 사회에 의해 억압될 수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선 보다 쉽게 예전의 ‘광인’이 될 수 있다. 사회가 요구하는 능력, 특징이 빠르게 바뀌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 사회에 별 도움이 안 될 수 있다는 판단이 든다면, 가차 없이 감옥에 갇힐 수 있다. 그 가능성이 더 큰 계층은 사회적 약자 층일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양로원과 요양원에 갇히기 시작한 노인계층, 일자리는 주어지지만 사람들의 삐뚤어진 시선을 여전히 받고 있는 장애인계층, 개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가난의 덫에 잡혀버린 저소득계층. 이들은 사회에 자신들의 의견을 피력하기 힘들기에, 사회가 가하는 폭력에 저항하기 힘들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기며 따르는 법, 규칙, 행동들이 우리도 모르게 누군가를 상처주고 억압할 수 있다. 모든 사람이 인권을 갖고 있고, 이것이 그 무엇보다 소중한 가치라는 것을 알게 되기까지 인간은 오랜 시간이 걸렸다. 힘들게 얻게 된 것인 만큼 귀중하게 다루고 지킬 필요가 있을 것이다. 자신의 권리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은 다른 사람의 권리를 인정해주는 것일 테다. 누구나 ‘광인’ 취급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상기하며 사회적 약자에게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
김태현 기자 gep44@uo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