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마무리는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일의 과정에서 길의 도중에서 잃어버린 초심을 회복하는 것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내려놓음이다. 내려놓음은 일의 결과 세상에서의 성공과 실패를 뛰어넘어 자신의 순수 존재에 이르는 내면의 연금술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비움이다. 채움만을 위해 달려온 생각을 버리고 비움에 다가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름다운 마무리는 비움이고 그 비움이 가져다주는 충만으로 자신을 채운다.

- 법정의 『아름다운 마무리』 중에서

지난주 2013학년도 학생자치기구 선거 결과가 공개됐다. 무한동력 페이스북에는 “제 후배가 생겼습니다. 작년 햇병아리였던 저의 모습도 생각이 납니다.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보다 무한동력해 안티 팬을 팬으로 돌리고 싶습니다”라며 일을 마무리하는 총학의 소감이 올라왔다. 이처럼 현재 일을 마무리하고 다음 일을 준비해야 하는 시점에 서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다. 바로 법정의 『아름다운 마무리』다.

현대인들은 속도를 중시하는 사회 속에서 자신의 발자취를 돌아볼 시간 없이 살고 있다. 그렇다보니 일을 시작하는 것은 중요시하면서도 이를 마무리하는 것은 경시하는 경향이 있다. 일을 끝내기 전에 잠시 멈춰 그 과정을 되돌아보고 결과를 제대로 음미할 여유조차 없는 것이다. 오히려 일에 파묻혀 시간을 보내느라 자신의 삶에 대한 주체성을 잃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러한 현대인들에게 『아름다운 마무리』는 마무리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한다. 법정스님은 눈앞의 이익만을 좇다 초심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일의 성패에만 매달리기보다는 이를 내려놓고 과정을 뒤돌아봄으로써 인생의 주인공으로서 홀로 설 수 있어야 한다고 법정은 말한다. 이처럼 과거에 대한 성찰과 비움의 가치를 깨달을 때 비로소 아름다운 마무리를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12년이 한 달 남짓 남은 지금,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매듭을 짓고 있을 것이다. 현대인들은 올해를 뒤돌아볼 새도 없이 일에 치여 한 해를 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제는 자신을 돌아보고 욕심을 비움으로써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박지혜 기자 bc020132@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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