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습적으로 이어져오던 근로 자리 물려주기가 이제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 학부과에서 발생한 직장체험인턴장학금 횡령 사건을 계기로 학생과가 직장체험인턴학생 규정에 대한 대폭적인 개선안을 발표한 것이다. 개선안에는 고질적인 문제로 제기돼왔던 근로학생 선발의 투명화 방안과 근무상황부 점검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학생과는 이번 발표를 통해 이후 직장체험인턴장학과 관련되어 발생하는 어떠한 문제도 엄중히 처벌하겠다는 방침이다.

학생과의 이러한 발표는 비록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기존에 제기되어 왔던 문제들을 학교가 직접 나서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지금까지 근로 자리 물려주기는 근로 학생들 사이에서 공공연히 진행되어 온 부분이었다. 근로 자리가 인맥으로 전달되기에 근로를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부지기수였다. 학생과의 인력풀 운영은 이러한 물려주기 문제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근무상황부 점검에 대한 부분은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학생과는 수시 점검을 통해 학생들의 허위작성이나 미비작성 사례를 막겠다고 했지만 정작 학생들이 근무상황부를 작성하는 상황은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것 같다. 근무상황부는 일일이 손으로 써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이러한 번거로움 때문에 학생들은 근무상황부를 한꺼번에 몰아서 작성하기 일쑤였다. 근무상황부 점검을 강화하더라도 그날그날 성실히 작성할 학생이 과연 많아질지는 의문스럽다. 근무상황부가 전산화되어 있다면 근로 학생들도 번거로움 없이 근무상황을 보고할 수 있을 것이다. 학생과 또한 이를 관리하기 용이할 것이다. 학생과는 근무 상황부 점검 강화보다 근무상황부의 전산화를 먼저 고민해봐야 한다.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