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문정우 대기자

요즘 대학생이 얼마나 바쁜지 잘 알기에 글을 보내주신 모든 학생께 수고하셨다는 말을 전합니다. 먼저 특별한 취재 없이 쉽게 쓸 수 있는 소재를 선택한 분의 글에는 점수를 박하게 줬습니다. 당연히 자기 학과 고유의 문제나 도서관 얘기 등은 순위에서 밀려났습니다. 일본의 어떤 저명한 문필가는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느냐는 질문에 ‘분량에 신경 쓰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분량이 머리 속에 있어야 구성을 잘 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신문사 측에서 요구한 원고 매수는 10매 내외였습니다. 그런데 원고 매수를 크게 넘긴 분들이 간혹 눈에 띄었습니다. 똑같이 우수한 원고라도 매수를 어긴 분은 약간의 불이익을 받았습니다.

이런 저의 기준을 모두 훌륭하게 충족해 최우수상을 받게 된 분은 박준규 학생입니다. 매수를 잘 지켜 짜임새 있게 구성했습니다. 흥미로운 장소를 선택해 시대 변화의 흐름을 잘 짚었습니다. 취재도 충실했습니다. 거대 자본이 민자역사를 만든 뒤 죽어가는 골목 상권의 모습도 실감나게 그렸습니다. 축하합니다.

파리바게트 문제를 다룬 박정훈 학생의 글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우울증을 다룬 양재균 학생의 글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두 분의 글 모두 최우수상을 받은 박준규 학생의 글 못지않게 훌륭했지만 아쉽게 너무 길었습니다. 두 분에게는 우수상을 드립니다.

그 외 박성준 학생, 정혜심 학생, 이종현 학생에게는 장려상을 드립니다. 세 분은 앞선 수상자들에 비해 기획의 참신성에서나 취재 충실도, 구성에서 조금 못미쳤습니다.

공들여 쓴 여러분의 글에 등급을 매기는 게 꺼려졌습니다. 여러분은 이제 걸음마를 시작했으니까요. 걸음마에 성적을 매겨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이번에 상을 받지 못한 분들도 실망하지 마시고 변함없이 글쓰기를 즐기시길 바랍니다. 계속해서 여러분의 잠재력을 자극한다면 그 성과는 앞으로 무궁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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